경제·금융

'히딩크 마법' 이탈리아에 석패

'히딩크의 마법'도 경기 종료 직전 허용한 페널티킥 한방은 막지 못했다. 거스 히딩크 감독이 이끄는 호주 축구대표팀이 27일 오전(이하 한국시간) 카이저슬라우테른에서 열린 이탈리아와 2006 독일 월드컵축구대회 16강전에서 후반 50분프란체스코 토티의 페널티킥 결승골로 0-1로 패했다. 이로써 32년 만에 월드컵 본선 무대에 올라 처음으로 16강까지 진출했던 호주는 아쉽게 8강행 꿈을 접었다. 후반 6분 마르코 마테라치의 퇴장으로 수적 열세에 몰렸지만 극적인 승리를 거둔 이탈리아는 스위스-우크라이나전 승자와 7월1일 오전 4시 함부르크에서 4강 티켓을 다투게 됐다. 경기 종료 휘슬이 울릴 때까지 손에 땀을 쥐게 한 명승부였다. 한국 대표팀을 이끌고 4년 전 한.일 월드컵에서 이탈리아를 역시 16강전에서 연장 골든골로 2-1로 제압했던 히딩크 감독은 이날도 빼어난 용병술을 펼쳐 막판까지 승부를 점칠 수 없는 피말리는 승부를 연출했다. 경기 초반은 이탈리아가 공세를 취했다. 전반 3분 루카 토니의 헤딩슛으로 포문을 연 이탈리아는 20분 알베르토 질라르디노가 골문 정면에서 오른발 발리슛을 날렸고 호주 골키퍼 마크 슈워처가 가까스로 쳐냈다. 2분 뒤 토니가 골지역 오른쪽에서 가까운 쪽 골문으로 왼발 터닝슛을 날렸지만 반대 방향으로 몸을 날린 슈워처의 발끝에 걸려 튕겨 나와 땅을 쳤다. 반격에 나선 호주는 전반 24분 마르코 브레시아노의 프리킥을 비두카가 헤딩슛으로 연결했지만 원바운드로 골키퍼 잔루이지 부폰에 안겼다. 30분 프리킥 찬스서 이탈리아 수비가 제대로 걷어내지 못해 페널티지역 오른쪽으로 공이 흐르자 스콧 치퍼필드가 달려들어 오른발 슛을 날렸지만 역시 골키퍼 선방에 걸렸다. 이탈리아는 후반전 공격수 질라르디노를 빼고 빈첸초 이아퀸타를 투입, 새로운공격을 구상했지만 얼마 안돼 위기를 맞았다. 후반 6분 페널티지역 왼쪽에서 돌파를 시도하던 호주 브레시아노를 중앙 수비수 마테라치가 태클로 넘어뜨려 바로 퇴장을 당한 것이다. 마르첼로 리피 이탈리아 감독은 후반 11분 공격수 토니를 빼고 수비수 안드레아바르찰리를 투입, 일단 구멍난 수비를 메운 뒤 이아퀸타에게 최전방 원톱 자리를 맡겼다. 수적 우위를 점한 호주는 서서히 이탈리아 빗장수비를 공략해 갔다. 하지만 후반 14분 페널티지역 오른쪽에서 날린 치퍼필드의 슛은 골키퍼 부폰에게 막혔고 33분 브레시아노가 아크 정면에서 때린 오른발 슛은 힘없이 골키퍼 정면으로 흘러갔다. 후반 36분 브레시아노의 코너킥에 이은 팀 케이힐의 헤딩슛은 골문을 훌쩍 넘어갔다. 이탈리아가 후반 30분 알레산드로 델 피에로를 빼고 프란체스코 토티를 출전시키는 등 3명의 교체 선수를 모두 활용하는 동안 선발 멤버만으로 경기를 끌어가던 히딩크 감독은 후반 36분 미드필더 스터조브스키를 빼고 공격수 존 알로이지를 내보내며 승부수를 띄웠다. 적절한 선수교체로 호주가 그라운드의 주도권을 장악했지만 운명의 여신은 마지막 순간 이탈리아쪽을 향해 미소를 지었다. 예정된 90분을 모두 다 쓰고 이제 인저리타임. 모두 연장전을 준비하는 분위기였다. 그러나 순식간에 이탈리아 파비오 그로소가 호주 페널티지역 왼쪽을 돌파하는순간 넘어진 수비수 루카스 닐의 몸에 걸려 넘어졌다. 루이스 메디나 칸텔레호 주심은 곧바로 페널티킥을 선언했고 이탈리아 선수들은 마치 승리라도 거둔 듯 환호했다. 그리고 후반 50분 토티가 페널티킥 키커로 나섰다. 4만6천여 관중들이 숨죽여 지켜보는 가운데 토티의 발끝을 떠난 공은 호주 골문왼쪽 구석에 그대로 꽂혔다. 이것으로 경기는 끝났다. 히딩크의 마법도 끝이 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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