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이 선물시장에서 7,000계약이 넘는 대규모 순매도에 나섰다. 이 영향으로 ‘외국인 선물매도→베이시스 악화→프로그램 차익매도’ 구도가 재연되며 코스피지수를 압박했다.
4일 외국인은 선물시장에서 7,666계약을 순매도했다. 지난달 26일(1만2,704계약) 이후 최대 규모다. 선물시장에서 예상치 못한 대규모 순매도 물량이 쏟아지자 베이시스가 악화되며 프로그램 차익매도를 자극했다. 이날 프로그램 매매는 차익ㆍ비차익 모두 매도우위로 총 4,457억원 순매도를 기록했다.
외국인이 갑작스레 대규모 순매도에 나선 것은 선물옵션 동시만기일을 앞두고 기존의 매도포지션에 대한 이월(롤오버)이 늘어난 데 따른 영향이 컸다. 외국인은 지난 3월 옵션만기일 즈음에도 매도포지션 롤오버에 나선 전력이 있다. 특히 현재 보유하고 있는 매도포지션이 많아 평상시보다 이른 시점에 롤오버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동양종금증권에 따르면 외국인이 6월물에서 9월물로 롤오버 한 누적 선물매도 계약수가 1만4,216계약으로 추정된다.
시장의 관심은 외국인의 다음 행보다. 외국인이 선물시장에서 재차 순매도 공세에 나설 경우 프로그램 차익매도를 자극해 부담요인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 그러나 그럴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올 들어 발생한 외국인 누적 순매도가 역사적 저점 수준으로 내려간데다 프로그램 차익매도 역시 바닥까지 도달한 상태이기 때문이다. 이날 기준 차익매수잔액 추정치는 6조126억원으로 전 저점 수준으로 급감했다.
원상필 동양종금증권 연구원은 “일각에서는 외국인의 대규모 순매도를 근거로 외국인 전망이 보수적으로 변했다고 해석하지만 외국인은 ELSㆍELWㆍ현물 등에 대한 헤지를 해야 하기 때문에 선물매도를 할 수밖에 없다”며 “오히려 누적 선물매도와 매수차익잔액이 역사적 저점 수준까지 내려간 점을 감안하면 반전이 기대되는 상황”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