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회삿돈 100억 특정 자문사에 맡겨라"

국보디자인 외국계 주주, 배당금 증액 등 철회 대가로 무리한 요구 논란

코스닥 상장 인테리어업체 국보디자인의 외국 주주 등이 주주제안을 철회하는 대신 회사자금 100억원을 특정 자문사에 맡길 것을 요구해 논란이 일고 있다. 8일 국보디자인 등 업계에 따르면 국내 투자자문사인 페트라투자자문과 미국계 펀드회사인 SC아시안어포튜니티펀드는 최근 주총 안건으로 국보디자인에 제시했던 배당금 상향 조정과 사외이사ㆍ감사선임 제안을 철회하는 대신 페트라투자자문과 100억원 규모의 투자자문 계약을 맺을 것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이 자문사와 외국 주주는 자사주 매입도 비공식 제안했다. 이들은 현재 국보디자인의 지분 13.79%를 보유하고 있다. 이와 관련, 이들은 지난달 18일 사외이사ㆍ감사 선임과 배당금을 회사 측에서 제시한 200원보다 많은 500원으로 높이는 안을 주주총회에서 안건으로 올릴 것을 회사 측에 요구한 바 있다. 국보디자인의 최대주주와 특수관계인은 52.79%의 지분을 갖고 있었지만 감사 선임 안건의 경우 최대 3% 밖에 행사할 수 없는 상황이다. 국보디자인의 한 관계자는 "이들이 주주제안을 한 직후 '이를 철회할 테니 회사 돈 100억원을 투자일임하고 자사주를 매입하라'고 비공식 제안했다"며 "하지만 100억원을 특정 자문사에 일임하는 것은 회사나 다른 주주의 이익에 반하는 것이고 자사주 매입도 하루 평균 거래량이 높지 않기 때문에 자사주 매입을 이용해 지분을 팔고 나가려는 게 아닌가 의심돼 거절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따라 국보디자인은 이날 금융감독원 전자공시를 통해 의결권대리행사 권유에 관한 의견표명서를 냈고 페트라투자자문 측도 9일부터 주주위임권을 모집할 것으로 알려졌다. 국보디자인이 문제 삼는 것은 또 있다. 이들이 지난해 10월18일 5% 이상 지분을 획득하고도 이를 3개월이나 지난 올 1월21일에야 발표했다는 것이다. 회사 측은 "주주총회 명부가 확정되는 12월29일 이전에 발표를 하면 회사에서 지분 매입 등 손쓸 것을 예상해 일부러 지연공시한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페트라투자자문 측은 "주주 친화적인 정책을 적극 동원함으로써 회사 경영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자 한다"며 "공시지연은 단순실수였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감독원 규정에 따르면 개인이나 법인이 5% 지분 공시를 지연한 경우 의도성과 사안의 경중에 따라 주의ㆍ경고ㆍ수사기관통보 등을 받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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