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EU, 유로화 정책 딜레마

“떨어뜨리긴 해야 겠는데…” 유럽연합(EU)이 유로화 딜레마에 빠졌다. 아시안월스트리트저널(AWSJ)은 21일 유럽중앙은행(ECB)이 수출회복을 위해 유로화 강세 저지에 나서야 할 필요성을 인식하고 있지만 인플레이션 등 역효과 때문에 벙어리 냉가슴만 앓고 있다고 보도했다. 저널은 우선 미국의 교역 파트너 중 EU가 달러 약세에 따른 피해를 가장 많이 보고 있다고 지적했다. 아시아의 경우 중국, 홍콩, 말레이시아 등은 환율이 달러화에 고정되어 있기 때문에 대미 수출에 큰 타격이 없다. 또 일본은 막대한 달러 보유고를 기반으로 정부가 외환시장에 직접 개입해 엔화의 급격한 평가 절상을 막고 있다. 실제 지난해 12월 이후 유로화는 달러화 대비 15%가량 평가절상 된 반면 엔화는 3% 절상되는 데 그치고 있다. 남미 국가들 역시 환율이 달러화에 연동되기 때문에 달러화 하락과 함께 이들 국가의 화폐가치도 동반하락하고 있다. 반면 그 동안 특별한 대책을 마련하지 못했던 유로화는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고, 이에 따른 악영향이 이미 나타나고 있다고 저널은 분석했다. 이와 관련 유럽 최대 경제 대국인 독일 중앙은행은 최근 “수출둔화에 따른 경제적 타격으로 경기침체가 심화되고 있고, 유로화 강세에 따른 수입물가 하락으로 디플레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고 경고 했다. 이에 따라 공격적 금리 인하ㆍ통화량 확대 등 특단의 대책을 마련해야 하지만 ECB는인플레이션을 2%내에서 잡아야 한다는 정책목표 때문에 속만 태우고 있는 실정. 실제 독일 중앙은행의 디플레이션 가능성 경고에도 불구하고 아직 EU의 물가 상승률은 ECB의 목표인 2.0%를 넘어선 2.1%를 기록하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ECB는 환율 방어를 위한 전략이 자칫 인플레이션 가속화라는 역효과를 만들어낼 것에 대해 두려워 하고 있는 것이다. <장순욱기자 swchang@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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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순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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