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미국 성공회 로스엔젤레스(LA)교구는 자신이 동성애자라고 밝힌 메리 글래스풀(56) 여 사제를 부주교로 정식 임명했다. 이날 캘리포니아 롱비치 교회에서 열린 임명식에는 3,000여명의 신자가 참석해 역사적 장면을 지켜봤다고 미 언론이 보도했다.
글래스풀 사제는 1988년부터 동성애 파트너와 함께 지내온 뒤 지난해 12월 부주교로 선출되었다. 성공회 보수진영에서는 동성애자 주교 임명에 격렬히 반대했지만 그는 선출 5개월여 만에 부주교에 정식으로 이름을 올렸다.
동성애 주교 임명을 둘러싸고 미 성공회는 매번 홍역을 치렀다. 지난 2003년 11월 뉴햄프셔 교구에 동성애자인 진 로빈슨 사제를 처음 주교로 임명한 후, 성공회 내 보수파와 진보파는 극심한 갈등을 겪어왔다.
갈등을 봉합하기 위해 미 성공회는 지난해 7월 캘리포니아 주 애너하임에서 연차총회를 열어 압도적 찬성으로 동성애자의 사제와 주교 서품을 허용하고, 성당에서 동성커플 결합을 축복하는 의식을 열 수 있도록 결정했다. 이에 반발한 보수파는 올해 급기야 북미성공회라를 또 다른 분파를 만들어 분열에 불을 지피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