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그룹이 9일 한국도심공항터미널 지분매각 무산과 관련해 한국무역협회를 상대로 123억원의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서울지방법원에 제기했다.
금호는 소장에서 “1차 양해각서에서 무협이 금호그룹 지분 37.65%를 포함한 공항터미널 전체 지분을 제3자에게 팔기로 한 후 국내외 업체들이 주당 8만원을 제시할 때 가격이 낮다는 이유로 입찰을 유찰시켰다”며 “2차 양해각서를 체결, 무협이 금호 지분을 인수하기로 했지만 감정가격이 주당 5만6,913원으로 나오자 이 가격이 너무 비싸다며 인수를 거부했다”고 주장했다. 금호는 “8만원으로 팔아야 할 때는 싸다며 팔지않고, 5만6,913원이란 가격은 너무 비싸서 인수하지 못하겠다는 무협의 태도는 애초부터 지분매각 의사가 없었기 때문”이라며 “무협의 납득할 수 없는 결정으로 구조조정에 차질을 빚고 경제적 손실은 물론 대외신인도에도 큰 타격을 입었다”며 소송 배경을 설명했다. 금호는 이와 함께 공항터미널의 경영권 확보를 위한 주주총회 의결권행사 청구 소송도 제기했다고 덧붙였다.
한편 금호의 제소에 대해 한영수 무역협회 전무는 “경영권을 포함한 전체 지분을 매각할 때의 주당 가격과 일부 지분을 매입할 때의 가격은 당연히 큰 차이가 나는 것”이라며 “가격이 맞지 않아 협상이 깨진 것일 뿐 경영권 프리미엄을 감안하지 않은 금호측의 주장은 잘못됐다”고 반박했다. 한 전무는 또 “금호측이 법적으로 문제를 해결하려고 하는 만큼 무협도 원칙에 따라 대응하겠다”고 밝혀 본격적인 법정싸움으로 비화될 전망이다.
<조영주기자 yjcho@sed.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