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곡물가 올해도 급등세"

보호주의 강화 따른 자유무역 축소로


금을 제외한 각종 상품 가격이 경기침체로 급락하는 가운데 곡물 가격은 각국의 보호주의로 인해 올해 다시 반등, 급등세를 이어갈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됐다. 이 경우 곡물가는 3연 연속 상승세를 이어가게 돼 중ㆍ소 농산물 수입국의 경제난을 가중시킬 것으로 보인다. 2일 파이낸셜타임스(FT)는 미국 농무부(USDA)의 전망을 인용, 올해 곡물 가격이 역대 최고치를 웃도는 상승세를 지속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신문에 따르면 미 USDA는 최근 워싱턴에서 개최된 연례 컨퍼런스를 통해 올해 옥수수ㆍ밀ㆍ콩ㆍ쌀 등 농산품 가격은 역대 최고치를 기록한 지난해 상반기보다 낮겠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을 이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USDA에 따르면 올해 미국에서 생산되는 밀 가격은 2008년 최고치 보다는 낮겠지만 '식량 위기'와 함께 이미 오름세를 보였던 2006~2007년 평균 가격보다는 높을 전망이다. 죠셉 글라우버 USDA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농산품 가격은 경제 위기로 일시 감소되겠지만 곧 2000년 이후 8년 동안의 평균을 웃도는 수준으로 회복될 것"이라고 말했다. 옥수수ㆍ대두ㆍ소맥 등 주요 곡물 가격은 기타 원자재와 마찬가지로 지난 6개월 동안 20~30% 대의 가격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곡물가 급등이 예상되는 주요 이유는 이번 경제 위기로 인해 각국의 '보호주의'가 강화, 농업 부문의 자유 교역이 축소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 주 세계 2위 쌀 생산국인 베트남은 향후 4개월간 농산품 수출을 금지한다고 밝혔다. 웨인 존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농산품 교역 담당 대표는 "지난 20년 동안 지속된 자유시장 경제 및 정부 규제 축소가 최근 2년간 경향을 달리해 곡물가 상승의 주요 근거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미 선진국들의 농업 정책도 민간 차원의 거래에서 국가 개입으로 변하고 있다. 존스 대표는 "선진국들이 농산물을 수입하던 관행에서 해외 농산지를 직접 매입해 작물을 들여오는 '아웃소싱'으로 이동하고 있다"며 우려했다. 신문은 특히 이 같은 가격 급등으로 인해 몇몇 아프리카 국가 등 신용 한도 축소를 겪고 있는 약소국들이 해외 농산물을 확보하는 데 비상이 걸릴 것이라고 지적했다. 크리스토퍼 델가도 세계은행 농업부문 정책 고문은 "곡물가가 하락하고 있지만 2003~2006년 평균 가격과 비교할 때 옥수수는 적어도 40%, 쌀은 100% 급등했다"며 "식량 위기는 끝난 게 아니라 사실상 다시 오고 있다"고 진단했다. 세계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곡물가가 역대 최고치를 기록하면서 카리브해 아이티에서 동남아시아 방글라데시까지 식량 폭동이 줄이어 발생했고, 기아에 허덕이는 인구는 전 세계에서 10억 명 이상으로 급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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