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국내총생산(GDP) 재정적자 비율이 11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또 지난해 GDP 대비 국가채무 비율 증가폭도 지난 1998년 외환위기 수준을 넘어서면서 재정부담 압력이 커지고 있다. 11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정부가 최근 연도별 재정수지 및 국가채무 비율을 추계한 결과 지난해 관리대상수지는 51조원 적자로 GDP 대비 5.0% 수준을 기록했다. 외환위기가 닥친 1998년 5.1% 적자를 기록한 이래 최악의 수치다. 재정부의 한 관계자는 "확정된 수치가 아니지만 지난해 관리대상수지는 GDP 대비 -5%, 통합재정수지는 -2.1% 수준으로 1990년대 외환위기 이래 가장 나쁘지만 그래도 다른 국가에 비해 양호하다"고 설명했다. 외환위기 이후 관리대상수지가 GDP 대비 -1% 후반대에서 0% 초반을 유지했다는 점과 비교하면 지난해 -5%는 재정지출 소모가 상당히 많았음을 엿볼 수 있다. 이에 따라 2000년 이후 2008년까지 0% 중반대에서 1% 초반대의 흑자기조를 기록하던 통합재정수지가 지난해 적자로 돌아섰다. 지난해 통합재정수지는 22조원 적자로 GDP 대비 2.1% 수준이다. 통합재정수지가 적자로 반전된 것은 1999년 -2.5%를 기록한 후 10년 만에 처음이다. 국가채무 증가세 또한 1997년 통계 작성 이래 가장 심각한 수준에 달했다. 지난해 국가채무는 366조원으로 전년(309조원)보다 57조원 늘었다. 지난 12년간 국가채무가 이렇게 많이 늘어난 것은 처음이다. 외환위기 시절인 1998년 국가채무도 전년보다 20조1,000억원 증가하는 데 그쳤다. GDP 대비 비율을 살펴봐도 지난해 국가채무는 35.6%로 전년(30.2%)보다 5.4%포인트 늘어 이 역시 1998년(4.3% 포인트) 수준을 뛰어넘었다. 경기의 급격한 추락을 막기 위해 지난해 상당 규모의 재정이 투입되면서 나랏빚이 집중적으로 늘어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