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CPE 총파업' 프랑스가 멈췄다

공공분야 일제히 마비…증시도 연일 급등락 거듭<br>政-勞-學 물밑 접촉 불구 타협 가능성 낮아

프랑스 국유철도(SNCF)가 ‘최초고용계약법(CPE)에 항의해 27일(현지시간) 저녁 36시간 파업에 돌입하면서 철도 운행이 큰 차질을 빚었다. 두 남녀가 이용객 한명 없는 텅빈 파리 북역(the Gare du Nord) 플랫폼을 걸어가고 있다. /파리=AFP연합뉴스

프랑스가 멈춰섰다. ‘최초고용계약법(CPE)’에 반대하는 총파업이 28일(현지시간) 예정대로 강행되면서 프랑스가 대혼란에 빠졌다. 철도ㆍ지하철ㆍ버스 등 대중교통의 절반 이상이 마비됐고 은행ㆍ미디어ㆍ에너지 등 공공분야 종사자들도 일제히 일손을 놓아 프랑스 전체가 마비됐다. 또 이날 주식시장이 곤두박질 치는 등 경제도 불안한 움직임을 보였다. ◇철도ㆍ항공ㆍ방송 마비… 일부선 방화도 총파업이 시작된 이날 철도와 버스 상당수가 운행을 중단하면서 대중교통을 통해 출퇴근 하던 시민들이 큰 불편을 겪었다. 프랑스 국유철도(SNCF)에 따르면 27일 저녁 36시간 시한부 파업을 선언한 이후 이날 오전까지 고속열차의 40%, 장거리 열차의 60%가 운행을 중단했고 교외선의 경우 절반이 정지됐다. 지하철은 파리는 물론, 보르도ㆍ마르세유ㆍ낭시ㆍ릴 등에서도 운행에 차질을 빚었고 항공기 결항 및 지연도 속출했다. 미디어매체도 파행을 거듭하며 프랑스의 눈과 귀를 혼란에 빠뜨렸다. 프랑스의 대표적인 일간지 르몽드ㆍ르피가로ㆍ르파리지엔 등 대부분의 신문들이 인쇄 노조가 파업에 들어가면서 29일자 신문을 발간하지 못하게 됐고 국영 라디오프랑스도 이날 파행 방송을 해야 했다. 이외에도 프랑스 최대 가스기업 GDF와 전력회사 EDF, 정유사인 토털, 이동통신업체인 프랑스텔레콤 노조도 파업에 동참하는 등 공공 서비스 거의 전 영역에서 차질이 발생했다. 방화와 폭력사태가 잇따랐다. 지난 27일에는 센 생 드니의 고등학교 앞에서 시위대가 도로를 차단하고 돌과 화염병을 던져 차량 두대가 불에 탔고 버스 수 대가 훼손됐다. 파리와 샤를 드 골 공항을 연결하는 철도가 지나가는 드랑시와 부르제에서는 경찰과 청소년들이 충돌하기도 했다. 이에 파리 경찰도 4,000명을 동원, 교외지역에 도착하는 열차와 버스를 집중 감시하고 폭력사태가 발생할 경우에 대비하는 모습을 보였다. ◇주가 급락… 상점ㆍ식당 폐쇄 잇따라 총파업은 회복 기미를 보이던 프랑스 경제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상승세를 탔던 프랑스 CAC40 지수는 27일 56.27(1.1%)포인트 하락한 5,162.44로 장을 마감, 한달내 최대 하락폭을 기록한 데 이어 28일에도 장 초반부터 불안한 움직임을 보였다. 파리와 인근의 쇼핑몰과 식당들도 소요사태로 확산될 것에 대비해 일제히 문을 걸어 잠그고 휴업에 들어갔다. 특히 학생들이 총파업 이후에도 정부의 입장에 큰 변화가 없을 경우 거리를 차단하고 주요 쇼핑몰을 폐쇄시키는 등 경제활동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겠다고 밝혀 현지 상권을 긴장시키고 있다. 한편 미국ㆍ영국 등은 이날 자국 여행객에게 프랑스 여행을 자제하고 가더라도 시위대에 접근하거나 시위가 예상되는 지역은 피하라고 권고해 프랑스 관광산업에 타격이 예상된다. ◇물밑 접촉 불구 타협 가능성 낮아 총파업이 벌어지는 와중에도 정부와 노조ㆍ학생간의 물밑 접촉시도는 계속됐다. 도미니크 드 빌팽 총리는 최근의 위기상황을 해소하기 위해 27일 노조와 학생 대표들에게 29일 협상을 재개할 것을 요구했다. 이에 대해 프랑스 최대 학생조직인 전국학생조합(UNEF)의 브루노 줄리아드 회장도 “우리가 원하는 것은 이러한 사태가 종식되는 것이다. 우리는 대화를 원하고 있다”고 말해 대화 재개가능성을 높였다. 하지만 빌팽 총리가 “CPE의 수정은 가능하지만 철회할 수는 없다”고 밝히고 있고 노조와 학생도 “해결책은 CPE 철회뿐”이라고 강조하는 등 양측이 기존 입장에서 전혀 후퇴할 조짐을 보이고 있지 않아 빠른 시간내에 타협의 성과를 거두기는 힘들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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