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돌아온 황제 "1회전 쯤이야"

우즈, 2홀 남기고 존스에 승리­­… 앤서니 김도 32강行·최경주는 탈락

그가 돌아왔다. 8개월, 정확하게는 253일 동안 비워뒀던 ‘골프 황제’ 자리에 타이거 우즈가 다시 왔다. 그리고 마치 늘 그 자리를 지켰던 것처럼 황제의 위용을 한껏 과시했다. 오랜 공백기를 단숨에 깨고 제자리에 녹아 드는 일, 그것은 세상 누구도 아닌 그 사람만의 자리일 때 가능한 법이다. ‘골프 황제’ 자리는 그래서 아직 우즈의 것이다. 26일(미국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마라나의 리츠칼튼 골프장(파72ㆍ7,833야드)에서 월드골프챔피언십(WGC) 액센츄어 매치 플레이 챔피언십 64강이 펼쳐졌다. 1번 시드 우즈는 64번 시드의 브랜든 존스(호주)를 3&2(2홀 남기고 3홀차 승)로 가볍게 꺾고 32강전에서 팀 클라크를 맞게 됐다. 우즈는 그를 보겠다는 일념으로 몇 시간씩 기다린 팬과 기자들 앞에서 거침없이 승부욕을 드러냈다. 첫 홀 167야드 8번 아이언 샷은 홀 1.5m에 공을 세워 버디가 됐고 파5의 2번홀에서는 세컨 샷이 1.2m에 붙어 이글이 됐다. ‘지난해 US오픈 연장전 후 느껴보지 못한 팽팽한 긴장감과 경쟁을 만끽하고 싶다’던 그의 열정이 폭발하듯 코스에 퍼져나갔고 우즈를 연호하는 함성도 따라서 고조됐다. 이후 볼이 벙커나 러프에 빠지기도 하고 갤러리를 향해 날아가기도 하는 등 흠이 없는 것은 아니었지만 초반 폭풍 같은 압도로 게임은 이미 끝난 상황이었다. 마무리도 64번 시드권자가 감당할 수준이 아니었다. 존스가 보기를 한 12번홀에서 다시 2홀차가 됐던 우즈는 파5의 13번홀 그린 가장자리에서 5m퍼팅을 성공시켜 또 이글을 하면서 3홀차로 앞섰고 14번홀도 따내 4홀차까지 만들었다. 파4의 15번홀에서 나란히 티 샷을 단번에 온 그린시킨 뒤 존스가 이글을 기록, 버디를 한 우즈를 따라잡았지만 거기까지였다. 우즈가 파3의 16번홀에서 티 샷을 왼쪽 벙커에 빠뜨렸다가 홀 1m 안쪽에 붙여 여유 있게 파를 기록했기 때문이다. 남은 것은 2홀, 3홀차를 지킨 우즈는 16번 홀 그린에서 복귀전을 마쳤다. 주로 우드로 티 샷하며 조심스러워 했고 감정도 잘 드러내지 않았던 그는 “첫 티 샷 때는 무척 긴장됐지만 행복하게 하루를 보냈다”며 몸 상태가 완전이 회복됐음을 시사하는 한편 “언제나 그랬듯 목표는 우승이며 끝까지 집중하겠다”고 우승 의욕을 숨기지 않았다. PGA투어는 우즈의 18홀 플레이 하이라이트와 인터뷰 등 일거수일투족을 모두 동영상으로 홈페이지에 올려 그의 비중을 실감하게 했다. 한편 세계랭킹 20위인 최경주(39ㆍ나이키골프ㆍ신한은행)는 45위 올리버 윌슨(잉글랜드)에게 17번홀까지 3홀차로 져 탈락했다. 반면 앤서니 김(24)은 대만의 린원탕을 7홀차로 크게 눌러 2회전에 안착했다. 세계랭킹 3위 필 미켈슨이 55위 앙헬 카브레라에게 연장까지 가서 간신히 이긴 가운데 랭킹 2위 세르히오 가르시아(스페인)와 4위 파드리그 해링턴(아일랜드)이 각각 패해 이변의 희생양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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