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당국이 오는 15일부터 중국은행ㆍ교통은행 등 주요 국영은행의 지급준비율을 0.5%포인트 인상한다고 블룸버그통신이 10일 보도했다. 이는 한달여 만에 또다시 지준율 인상에 나선 것으로 올 들어서는 다섯 번째 인상조치다.
당국이 이처럼 지준율 인상에 연거푸 나서는 것은 국내외적으로 통화팽창 압력이 강해지면서 인플레이션 우려가 갈수록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국내적으로 식료품 가격 급등세가 계속되고 있는데다 선진국 양적완화 정책의 여파로 글로벌 투기자금이 물밀듯 밀려들면서 이를 제어해야 할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이번 지준율 인상조치로 대형 국영은행의 지준율은 18%로 오른다.
이날 발표된 10월 무역수지 흑자가 당초 예상을 뛰어넘는 270억달러를 기록하는 등 달러화의 중국유입 요인이 커지는 것도 통화팽창발 인플레이션을 부추기고 있다. 당장 11일 발표되는 10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정부의 올해 목표치(3%)를 훨씬 뛰어넘는 4% 이상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장핑 국가발전개혁위원회 주임이 지난 9일 정부 목표치인 3%를 올해 달성하기 힘들 것이라고 밝히는 등 올 들어 처음으로 정부가 목표달성에 사실상 실패했음을 시인했다.
베이징 소재 시중은행의 한 관계자는 "인플레이션 증가율이 당초 예상보다 가파르게 나타남에 따라 연내 중국 당국이 추가 금리인상에 나설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의 소비자물가지수는 7월 정부 목표치인 3%를 넘은 이래 9월 3.6%를 기록했고 10월에는 4.2%에 달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중국 당국은 지난달 19일 2007년 이래 처음으로 기준금리를 인상하기에 앞서 지준율을 올렸다. 인민은행은 이에 앞서 이달 초 3ㆍ4분기 통화정책 보고서에서 인플레이션 압력이 높아지고 있다며 통화정책을 기존의 비정상적 위기대응 국면에서 정상적인 모드로 전환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