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익성높은 프린터사업 가치 희석" 반발휴렛패커드(HP)의 공동창립자 고(故) 윌리엄 휴렛의 가족들과 재단이 컴팩과의 합병을 반대하고 나섰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이 6일 보도했다.
윌리엄 휴렛의 아들이자 HP 이사인 월터 휴렛과 윌리엄 R.휴렛 신탁은 이날 양사의 합병으로 인해 HP가 수익성이 낮은 PC사업에 더 의존하게 되고, 오히려 수익성 높은 프린터 사업의 가치는 희석될 것이라면서 합병에 반대할 뜻을 밝혔다.
월터 휴렛은 또 "HP가 합병하지 않고 독자적인 기업으로 존재할 때 더욱 큰 가치를 가질 것이라고 믿는다"며 윌리엄 앤드 플로라 휴렛 재단과도 합병에 반대키로 잠정 합의했다고 밝혔다. 휴렛 가족과 재단, 신탁은 합계 1억주가 넘는 HP 주식을 보유하고 있으며 전체 의결권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5%다.
전문가들은 휴렛가의 주식이 전체 주식의 5%에 불과하지만 이번 합병안에 회의를 품고 있는 주주들을 합병 반대쪽으로 기울게 하기에는 충분하다며 HP와 컴팩의 합병안이 이사회에서 부결될 가능성이 커졌다고 보고 있다.
HP의 또다른 창립자인 패커드 가문의 데이비드 앤드 루실 패커드 재단은 아직 합병안을 놓고 고심중이며 찬반 여부는 정하지 않았다고 신문은 전했다. 이 재단은 HP 주식의 10.5%인 2억주를 소유하고 있다.
한편 HP측은 휴렛 가문의 이 같은 결정에 대해 유감을 표명하면서도 예상하지 못했던 일은 아니라는 반응을 보였다.
노희영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