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펌 CEO에게 듣는다] 장용국 충정 대표변호사 "이겨야될 송무사건 져본적 없죠"경험많은 중진 변호사 앞장 굵직한 형사사건서 잇단 결실단순하게 몸집 불리기보다는 서비스 수준·고객신뢰가 중요재산분쟁등 민사송무도 강해 시장개방후 경쟁서 이길자신 [법무법인 충정은] 최상 솔루션 제공…고객 만족도 높아 “이겨야 될 사건을 져본 적이 없습니다” 법무법인 충정의 장용국 대표변호사(사시 17회)의 말투에는 힘이 넘쳤다. 부장판사 출신으로 해박한 법률전문가인 장 대표는 대기업 등 고객 사이에서 충정은 ‘송무에 특히 강한’ 로펌으로 각인돼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기업형사 사건쪽이 강합니다. 지난해와 올초 주요 대기업의 주요 형사사건을 우리가 맡아 일부 무죄를 받는 등 좋은 결과가 있었습니다.” 장 대표는 그러나 이 같은 형사사건의 성과 때문에 민사송무가 약하다고 생각하면 오산이라고 덧붙였다. 장 대표는 최근 구한말 고관대작인 민씨 일가의 재산상속 분쟁 사건을 직접 맡아 조정을 통해 의뢰인에게 수백억원에 해당하는 권리를 되찾아 주었다. “충정이 송무에 강한 이유는 우선 간판급 변호사들이 직접 법정을 드나들고 서면작성을 하는 데 있습니다. 다른 대형로펌의 경우 뒷짐지고 후배 변호사들을 관리하고 있지만 우리 시니어 변호사들은 뒷전에 물러서 있지 않습니다” 대형로펌에 비해 변호사 50여명 규모인 충정의 장점은 이처럼 고객과 밀착돼 있는 점이라고 장 대표는 분석했다. 그는 “고객의 의문에 즉각적으로 답이 나오는 체제”라며 “변호사들끼리 커뮤니케이션이 잘되는 것도 강점”이라고 설명했다. “규모만 크다고 법률서비스가 좋을 것이라고 보는 것은 의사의 질을 무시하고 큰 병원만 찾는 것과 같습니다. 그보다는 제대로 된 경험많은 시니어 변호사들이 직접 처리해 주는지, 그러면서 비용은 적정한지를 따져봐야 합니다. 더욱이 로펌은 대형병원과 달리 최신식 기계나 설비가 필요한 곳이 아니라 변호사의 질이 가장 중요한 요소가 아닙니까” 장 대표는 환자들이 규모만 보고 실력을 도외시한채 병원을 택하는 것은 문제인 것처럼 자신의 생명과 재산을 지켜줄 우수한 변호사들이 어디에 있는지를 잘 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 때문에 그는 질적으로 향상되는 게 아닌 단순한 몸집불리기는 절대 사절이라고 잘라 말했다. “질적 수준이 균질화된 상태에서 규모가 자연스럽게 커져 나가야 합니다. 이런 원칙하에 충정은 그동안 매년 10~20% 꾸준히 증원해오고 있습니다” 시장개방 등을 앞두고 로펌의 대형화가 필요한 것이 아니냐는 질문에 장 대표는 “물론 대기업의 M&A 등 인력이 많이 투입되는 경우가 있다”며 “하지만 우리나라 상황에서 50여명 규모로는 아무리 큰 대형프로젝트라도 처리 못할 게 없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로펌간 합병 등 최근 대형화 바람에 대해 그는 “규모만을 키우기 위한 M&A가 아니라 실질적으로 법률서비스의 질이 좋아지느냐가 중요하다”고 평했다. 장 대표는 조만간 닥칠 법률시장 개방에 대해 “우리처럼 기존 고객의 신뢰가 있는 곳은 오히려 경쟁체제를 통해 유리해질 것”이라며 “그러나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외국기업 자문에만 치중했던 로펌은 타격을 받을 ?있다”고 전망했다. 또 그는 외국계 로펌이 자본을 앞세워 진출한다 해도 경영기법면에서 반드시 경쟁력이 있다고 보기 힘들다고 내다봤다. 하지만 시장개방 뒤 외국계 로펌들이 국내 로펌의 좋은 인재를 스카우트, 국내법 분야에도 진출하는 상황이 우려된다고 예상했다. 최근 논란이 뜨거운 로스쿨과 관련, 장 대표는 “변호사 숫자가 는다고 변호사들의 자질이 향상되는 게 아니다”라며 “자격 못갖춘 변호사가 늘면 국민들이 손해”라고 진단했다. 따라서 로스쿨 제도 운용을 비롯 교수인력 등 제대로 가르칠 수 있는 여건을 만드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장 대표는 지적했다. 이규진 기자 sky@sed.co.kr 사진=김동호기자 입력시간 : 2005-05-02 16:4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