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국내증시에 '그린스펀 훈풍' 불었다

"美경제 낙관"에 외국인 적극적 매수세<br>전문가 "6월 고점 780선까지 반등 기대"

‘그린스펀의 입과 기술적 반등 시점이 만나 이뤄진 절묘한 반등.’ 종합주가지수가 오랜만에 16.32포인트(2.21%) 오르며 750선을 회복했다. 전일 앨런 그린스펀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이 향후 미 경제에 대해 낙관적인 견해를 피력했다는 소식이 모멘텀으로 작용한 모습이다. 21일 3시 현재 아시아 주요국가의 증시는 일본(+1.56%), 타이완(+1.57%), 홍콩(+1.87%), 싱가포르(+0.72%), 홍콩H(+0.95%) 등 그린스펀 의장의 점진적인 금리인상 발언에 고무돼 동반 강세를 보였다. 특히 한국처럼 몇 달째 반등다운 반등 한번 보여주지 못한 채 지지부진한 흐름을 보였던 곳일수록 기술적 반등 시점과 맞물리며 더욱 큰 폭의 상승세를 나타냈다. ◇"반등 시점과 맞았을 뿐"= 전문가들은 “그린스펀 의장의 발언은 현재 증시에 충분히 인식돼 있던 사실을 재확인시켜준 것”이라며 투자심리 호전에는 도움이 됐지만 중장기적인 모멘텀 형성으로 이어지기는 힘들 것으로 보고 있다. 박석현 교보증권 시황분석팀 과장은 “한미 양대 시장 모두 지난주 말 이후 큰 폭의 하락세를 보인 뒤 반등할 시점에 그린스펀의 발언이 나와 투자심리를 호전시켰다”며 “현재 시장에서는 그린스펀의 발언은 중립적인 것으로 받아들이고 있다”고 말했다. 시장 전문가들은 특히 국내 증시가 아직 완전히 바닥권을 벗어난 것으로 보지 않고 있다. 현물시장에서의 대량 거래가 뒷받침되지 않고 있는 가운데 프로그램 매매에 의해 시장이 등락하고 있는데다 단기 저항선인 20일 이동평균선(756포인트) 근처에서 쏟아지는 차익 매물도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김성주 대우증권 투자분석팀 과장은 “기술적 차트상 삼중바닥(Triple Bottom)을 만든 상태였기 때문에 기술적으로 반등이 나타날 시점이었다”며 “최근 외국인 매수세가 꾸준히 이어지는 가운데 시장이 점차 안정국면으로 접어들고 있는 것은 긍정적이지만 750선 위에서는 다소 힘에 부치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그는 “저항선을 뚫고 올라서더라도 다시 60일 이동평균선과 층층이 쌓인 매물대(거래가 많이 이뤄진 곳)가 자리잡고 있어 상등 탄력이 점차 둔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거래량이 관건이다"= 전문가들은 일단 주가가 단기 반등할 것으로 보고 있다. 문제는 반등 시기와 폭이 어느 정도일 것이냐는 점. 외국인들은 최근 8거래일 동안 단 하루를 제외하고 순매수 기조를 이어가고 있으며 최근 이틀 연속 일평균 1,300억원이 넘는 주식을 사들이고 있지만 단기낙폭이 컸던 종목 중심의 각개전투(개별 매수)만 펼칠 뿐 추세를 형성하지 못하고 있다. 김중현 굿모닝신한증권 투자분석팀 대리는 이와 관련, “지난주 말 삼성전자 실적발표 일을 기점으로 외국인들이 주식 매수세가 두드러지고 있어 반등의 폭이 연장될 수 있다”며 “지난 6월 말 고점이었던 780선까지는 기대해볼 만하다”고 말했다. 시장 관계자들은 현재 주식거래량이 얼마나 따라붙을 것인가를 주목하고 있다. 시장의 체력이 바닥까지 고갈된 상태에서 충분한 거래량이 뒷받침되지 않고서는 의미 있는 반등이 나타나기 힘들다는 게 과거의 경험이기 때문이다. 한마디로 반등이 나타난다 해도 상승 추세로 이어지기까지는 아직도 확인해야 할 것이 적지않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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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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