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7월부터 단계적으로 시행되는 주5일 근무제가 중소기업에는 당장 의무화되지 않지만 이미 주5일 근무제를 도입해 생산성 향상효과를 올리는 중소기업들이 있어 주목받고 있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전북 정읍의 전자부품 제조업체 두얼메카닉스(대표 임장주)는 지난 98년 6월부터 종업원 75명 전체를 대상으로 주5일 근무제를 시행, 이제는정착단계에 들어섰다.
이 회사 이상복 부장은 "직원 복지증진을 위해 이 제도 도입을 결심했는데 직원들의 만족도가 높아짐에 따라 생산성과 품질수준도 함께 올라 큰 효과를 봤다"며 "이직률도 감소하고 직원들의 애사심도 높아졌다"고 덧붙였다.
이 회사의 매출액은 지난 2001년 70억원, 2002년 120억원, 지난해 175억원 등으로 큰 폭의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공업로를 제작하는 천안의 ㈜에스에이씨(대표 한형기)는 거래 대기업보다도 앞선 작년 1월부터 주5일제를 실시하고 있다.
회사 측은 "엔지니어링만 직접 담당하고 생산은 아웃소싱하고 있어 주5일제 도입을 앞당길 수 있었다"며 "요즈음은 주문량이 많아 주중에 늦게까지 근무하는 경우가 많으며 연장근무를 하는 경우에는 휴일수당을 지급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회사는 지난 2002년 50억원에 불과했던 매출액이 주5일제를 도입한 지난해에는 168억원으로 늘었고 올해는 200억원을 목표로 하고 있다.
종업원 38명의 자동차 부품 생산업체 ㈜엔지브이아이(대표 박근)는 지난 2000년법인 설립 당시부터 주5일 근무제를 시행하고 있다.
회사 측은 "설립부터 주5일제를 실시할 수 있었던 것은 미국에서 오랫동안 직장생활을 한 대표이사의 열린 마인드가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며 "생산성 향상, 신제품 출시 등에 힘입어 작년 45억원이었던 매출액이 올해에는 150억원으로 늘 전망"이라고 말했다.
네이밍전문회사 메타브랜딩(대표 박항기) 역시 주5일제가 생소했던 지난 94년창립때부터 이미 제도를 도입했으며 이제는 주5일제가 타 회사와 차별화되지 않는다는 점에서 주 4-5일 근무 등 더 독특한 근무형태 도입을 고려하고 있다.
이 회사는 이밖에도 월요병을 없애자는 취지에서 매주 월요일 아침 극장으로 출근해 영화를 보고 점심식사를 한 뒤 오후 1시30분부터 회사에서 근무하는 월요시네마 제도를 실시하는 등 톡톡 튀는 제도들을 시행하고 있다.
박 대표는 "새로운 제도를 실행하는데 돈 걱정이나 일 걱정을 한적은 한 번도없다"며 "직원들의 마음이 여유롭고 회사생활이 즐거워야 직원들의 아이디어도 샘솟고 업무효율도 높아진다"고 말했다.
이처럼 주5일제를 미리 도입해 직원 만족도 및 생산성 향상 효과를 보고 있는중소기업들도 있지만 주5일 근무제 의무화를 앞두고 아직 많은 중소기업들이 이에대해 준비가 부족한 것이 현실이다.
중소기업진흥공단 관계자는 "대기업이 주5일제를 실시하면 중소기업도 부득이하게 도입해야 하는 경우가 늘 것으로 보인다"며 "중소기업들도 주5일제 실시에 적극대비해 시행착오를 줄이고 생산성을 높이기 위한 다각적인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김희선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