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금감원 조직개편 갈등 확산

공무원 하청조직 전락…금감원 국장급까지 반발금융감독원 조직개편을 둘러싼 갈등이 확산되고 있다. 기획예산처의 조직개편 시안이 윤곽을 드러내면서 금감원의 국장급까지 반대서명에 나서고 일부 임원들까지 반대입장을 노골화하고 있다. 무엇보다 수장인 이근영 금감위원장까지 외부에 노출된 시안에 반대하는 입장을 나타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부처간 갈등양상까지 빚고 있는 상태다. ◇확산되는 금감원 반발 금감원은 예산처의 조직개편시안이 나오자 조직적으로 반발하고 있다. 노조차원의 반발에서 벗어나 27일에는 국장급 30여명도 서명운동으로 맞서기 시작했다. 한 국장은 "결국 공무원들이 다 가져가겠다는 것"이라며 울분을 토했다. 임원들의 반대도 노골적이다. 금감원의 한 임원은 "민간기구인 감독원을 공무원의 하청조직(단순 검사소)으로 전락시키는 것"이라고 반발했다. 특히 개편방안 가운데 '금감위 정원을 금감위ㆍ금감원 총정원(1,491명)범위 내에서 한다'는 내용에 불만이다. 금감위로 넘어간 금감원 정책업무를 제대로 하려면 금감위 정원을 늘려야 하고 자연히 금감원 정원이 줄어들게 돼 당장 인원 감축이 불가피할 것이기 때문이다. 금감원은 이 기회에 감독정책 중립성을 위해 금감위를 한국은행의 금융통화위원회 방식의 의결기구로 바꾸고 금감원은 금감위의 공무원조직을 해체, 민간조직으로 통합시키자고 맞서고 있다. 이는 IMF도 비슷한 입장이다. IMF는 두 기관을 통합, 통합기관장에 한국은행 총재와 같은 지위를 보장하고 금감원은 민간조직화하라고 권고하고 있다. ◇금감위ㆍ금감원간 내홍 조직개편안은 누적됐던 금감위ㆍ금감원간의 갈등까지 확산시키고 있다. 금감위는 금감원이 맡고 있던 금융감독정책업무를 금감위로 '되돌리는 것'은 당연한 조치라고 반긴다. 금감원이 금융감독정책업무를 수행해왔던 것은 구조조정 과정에서 일시적으로 불가피했지만 상시감독체제에서는 공무원조직인 금감위가 맡는 게 당연하다는 주장이다. 금감위의 한 관계자는 "금융감독 규정 제ㆍ개정, 인ㆍ허가업무는 금감위의 고유업무로 잠시 금감원에 위임해뒀던 것일 뿐"이라고 말했다. ◇조직개편안 부처간 갈등까지 기획예산처의 시안에 따른다면 현행 금감위 조직을 확대,개편하는 것이다. 특히 검사관련 감독ㆍ정책기능은 물론 인허가 관련사항까지 금감위에 넘겨 사실상 금감원을 무력화시키게 된다. 이 금감위원장은 아직 구체적인 입장을 나타내고 있지 않지만 확대개편을 골자로한 시안에는 반대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금감원의 검사관련 정책ㆍ기획기능을 금감위 산하 증권선물위원회에 이관하되 소폭 수준에서 머물게 하겠다는 생각인 것으로 전해졌다. 예산처로서는 조직개편 작업을 맡은 마당에 최소한의 성의를 보여야하는 입장인데 금감위원장의 입장을 따를 경우 '생색용 개편'이라는 비난에 시달릴 것이라는 논리다. 특히 예산처를 등에 지고 세력확대를 내세웠던 재경부로서는 못마땅한 부분이다. 다만 한국은행과 의견충돌을 빚어왔던 검사ㆍ정보부분은 공동검사 확대와 금융기관 관련 정보공유 등은 어느 정도 의견을 접근했다. ◇개편안 전망 감독원의 반발이 의외로 거세 아직까지는 개편안의 방향을 가늠하기 힘들다. 그러나 개편안에 관여한 관계자들의 입장을 종합하면 소폭 변화에서 매듭지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 경우 이 금감위원장의 입장쪽으로 가닥잡힐 것이라는 관측이 강하다. 대신 중장기적으로는 금감위ㆍ금감원을 통합하고 통합 감독기관위 위상을 민간화한다는 데 입장조율이 이뤄질 것으로 점쳐진다. 김영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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