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이 삼성전자와 공동으로 개발한 차세대 전략 스마트폰 ‘넥서스S’를 공개하고 본격적인 판매에 나선다. 안드로이드 운영체제로 세계 스마트폰 시장을 호령하는 구글과 안드로이드폰 시장에서 선두를 달리는 삼성전자의 합작품이라는 점에서 향후 세계 스마트폰 시장에 상당한 변화를 몰고 올 전망이다. 구글은 6일(현지시각) 자사 블로그를 통해 세계 최초로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 2.3 버(진저브레드)를 탑재한 넥서스S(GT-I9020)를 공개했다. 넥서스S는 4인치 크기의 슈퍼 아몰레드(AMOLED) 화면과 1GHz 처리속도의 중앙처리장치를 탑재했으며 500만 화소 카메라, 16GB 내장메모리, 1500mAh 배터리 등을 갖췄다. 전반적인 사양은 앞서 출시된 갤럭시S와 엇비슷하지만 차세대 근거리무선통신기술 ‘NFC(Near Field Communication)’ 칩셋을 장착해 모바일 결제 기능을 강화했다. 특히 기존 스마트폰과 달리 제품 전면에 곡면 유리를 적용해 빛의 반사를 줄이고 통화 시 밀착감을 높이는 등 차별화를 꾀했다. 넥서스S는 이달 16일부터 미국 4위 이동통신사인 T모바일 및 가전유통업체 베스트바이에서 출시되며 20일부터는 영국 카폰웨어하우스에서도 판매된다. 판매가는 베스트바이에서 제품만 구입하면 529달러, T모바일에서는 2년 약정으로 구입 시 199달러가 책정됐다. 국내 판매 여부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으나 SK텔레콤을 통해 출시될 가능성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넥서스S가 주목을 끄는 것은 구글이 그동안 끈끈한 협력 관계를 유지해온 대만 스마트폰 전문업체 HTC 대신 삼성전자를 선택했다는 상징성에 있다. 구글은 지난 2008년 세계 첫 안드로이드폰인 HTC ‘G1’을 출시한 데 이어 올 1월에는 HTC를 통해 첫 번째 구글폰인 ‘넥서스원’까지 출시했다. 넥서스원은 먼저 새 운영체제를 탑재해 타 스마트폰 제조사들에게 본보기를 보여주는 일종의 ‘레퍼런스폰(reference phone)’으로, 구글이 직접 개발했다는 점과 온라인에서만 판매하는 파격적인 마케팅을 채택해 큰 관심을 모았다. 하지만 구글 홈페이지에서만 구입이 가능한 데다 이동통신사들이 마케팅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으면서 기대만큼 판매로 이어지지 못했다. 구글은 공식적으로는 넥서스원의 판매량에 신경 쓰지 않는다는 입장이었지만 지난 7월 온라인 판매를 중단하고 이동통신사에 공급하기로 방침을 바꾸면서 사실상 마케팅 전략의 실패를 인정했다. 국내에도 지난 6월 KT를 통해 출시됐으나 현재까지 판매량은 3만대 수준에 불과하다. 업계에서는 구글이 차기 구글폰 제조사로 삼성전자를 선택한 것은 최근 세계 스마트폰 시장의 강자로 급부상한 삼성전자가 최적의 조건을 갖췄기 때문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삼성전자는 올 3ㆍ4분기 세계 스마트폰 시장점유율에서 HTC를 제치고 처음으로 4위로 올라선 데 이어 미국 안드로이드폰 시장에서도 모토로라를 제치고 1위를 기록하는 등 세계 스마트폰 시장에서 가파른 성장세를 기록하고 있다. 당초 예정했던 ‘넥서스2’ 대신 ‘넥서스S’로 이름을 정한 것도 세계적인 유통망과 애프터서비스망을 갖춘 삼성전자의 위상을 반영한 결과라는 평가다. 여기에다 향후 스마트폰 시장이 태블릿PC와 스마트TV는 물론 생활가전과 주방가전 등으로 확산될 전망이어서 구글이 삼성전자와 전방위적인 협력 관계에 나설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박종수 한화증권 연구원은 “구글이 해외시장에서 인지도가 더 높은 HTC 대신 삼성전자를 전략적 동반자로 선택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며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경쟁력이 한층 강화되는 것은 물론 향후 안드로이드 진영에서도 경쟁 우위를 확보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