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진그룹이 신성장부문에 대한 과감한 선투자와 꾸준한 기술개발 노력에 힘입어 수확의 계절을 맞고 있다. 그룹측은 LED 등 신사업 투자가 본격적인 결실을 맺으면서 올해 그룹 매출이 사상 처음으로 2조원을 돌파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4일 업계에 따르면 일진전기 및 일진머트리얼스, 일진다이아몬드 등 일진그룹의 주요 계열사들은 올해 일제히 사상 최대 매출을 올릴 것으로 추정되고 있으며 일부 계열사는 흑자 전환도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핵심 계열사인 일진전기의 경우 지난 상반기 이집트 전력청으로부터 약 2,000만 달러 규모의 초고압변압기 수주를 따내는 등 해외 수주량이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 아울러 주력 제품 중 하나인 초고압전력선도 세계 전선업계의 수요가 늘어나면서 매출이 확대되고 있다. 일진전기 관계자는 "초고압전력선과 변압기를 동시에 생산할 수 있어 턴키수주가 가능하다는 이점이 해외시장에서 호평받고 있다"며 "지난해 매출성장세가 주춤했지만 올해는 1조원 돌파도 가능할 것"이라고 밝혔다. 일진다이아몬드 역시 반도체 및 정밀기계 등 고부가가치 제품의 호조를 바탕으로 지난해564억원에 머물렀던 매출이 올해 두배 가까이 늘어난 1,000억원에 이르고 영업이익도 흑자로 돌아설 전망이다. 일진디스플레이는 지난해 330억원이었던 매출이 올해 1,000억원을 넘어설 것으로 보고 있다. 그룹 관계자는 "매출비중이 높은 일진전기를 비롯해 계열사들의 매출 상승세를 감안하면 올해 첫 2조원 돌파도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일진그룹은 지주사인 일진홀딩스를 중심으로 상장사인 일진전기와 일진다이아몬드, 비상장사인 이니투스와 알피니언 메디컬시스템을 자회사로 두고 있으며 계열사로는 일진머트리얼스와 일진제강, 유니스코 등 15개사를 거느리고 있다. 일진그룹의 이같은 성장세는 일찌감치 기술을 개발하고 투자해두었던 신성장분야 시장이 올들어 본격적으로 열리기 시작한데 따른 것이다. LED제품의 핵심재료인 사파이어웨이퍼를 만드는 일진디스플레이는 지난 2002년 관련기술을 개발해 시장에 진입했지만 LED신호등 같은 일부 시장에 의존하는 바람에 6년이상 적자수렁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하지만 최근 LED TV나 태블릿PC 시장 등이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이며 영업환경도 급속히 개선되고 있다. 비상장 계열사인 일진머트리얼스는 2차전지 음극용 특수박 제조기술을 미리 개발한 덕택에 지난해 2,034억원의 매출이 올해 3,000억원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2차전지 음극용 특수박은 일진 머트리얼스를 비롯해 LS엠트론, 니꼬, 후루가와 등 세계에서 4개 업체만 관련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일진그룹은 앞으로도 투자를 확대하고 고급두뇌를 유치해 이 같은 성장의 여세를 몰아간다는 전략이다. 그룹측은 올 하반기에 200명을 신규 채용할 계획이며 일진전기는 제주 실증단지의 스마트그리드 분야에 참여하는 데 이어 풍력분야 진출도 준비하고 있다. 일진다이아는 LED나 정밀기계 등 전방시장 호조를 타고 올해 100억원을 투자해 설비를 증설하고 있다. 일진그룹 관계자는 "매출액 대비 연구개발 비중을 10%까지 높인다는 것이 경영진의 방침"이라며 "필요하다면 인수ㆍ합병(M&A) 등 적극적인 신사업 투자를 통해 성장세를 이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