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학서 신세계 부회장은 최근 기자와 만나 이런 얘기를 했다. “이제 국내에서의 경쟁은 의미 없다고 생각합니다. 몇 년 안에 세계적인 유통업체로 반드시 도약할 겁니다.” 신동빈 롯데 부회장도 최근 중국에서 아시아 전략회의를 갖고 해외경쟁력 강화에 힘을 쏟아야 한다고 역설했다. 이는 모두 국내에서 벗어나 이제 글로벌 수준의 경쟁력을 갖춰 나가야 한다는 뜻으로, 유통업체 쌍두마차 최고경영자의 공통된 관심사라는 점에서 그 파괴력은 갈수록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유통업체의 해외 공략이 올들어 더욱 본격화 될 전망이다. 신세계 이마트는 중국 사업에 팔을 단단히 걷어 붙이고 나섰다. 상하이에 3군데, 톈진에 1군데 총 4개 점포를 신규로 오픈, 연말까지 11개 매장을 확보할 예정이다. 이는 중국 진출 이후 가장 많은 수의 출점이다. 이마트는 또한 지난해 11월 베이징에 점포 출점 부지를 계약하고 2008년 오픈키로 하는 등 현재 17호점까지의 입점 물건을 확보한 상태다. 내년 20여개의 점포 운영을 계획중인 이마트는 2010년 34개로 늘린 다음 2011년까지 40~50개의 점포망을 구축할 계획이다. 신세계측은 “올 하반기에 중국 이마트 점포수가 10개를 넘어서는 등 점포 출점이 가속화되면 사업규모가 빠르게 확장될 것이기 때문에 지금은 효율 향상, 인력 양성 등 중장기적 성장 기반을 갖추는데 주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롯데백화점 역시 해외 진출의 발걸음이 빨라지고 있다. 우선 해외 첫 백화점인 러시아 모스크바점이 하반기 모습을 드러낼 예정이다. 모스크바 최고 번화가인 뉴아트바트 거리에 위치한 모스크바점은 연면적 4만3,000평 규모의 ‘롯데센터’ 중 1단계 공사로 완성되는 백화점과 오피스로 구성된 복합건물 내에 입점하게 된다. 지하 1층에 슈퍼마켓, 1~7층엔 패션, 전자 등 기존 러시아에서 볼 수 없었던 식품, 가전, 가구까지 ‘풀라인’을 갖춘 매장으로 꾸며진다. 현재 내부 인테리어 공사가 진행중이며, 완공시 모스크바 시내의 랜드마크로 자리매김할 예정이다. 롯데는 또 2008년 중국 베이징의 핵심 상권인 왕푸징에 중국 백화점 1호점을 오픈, 중국시장 개척에도 나선다. 1만3,000평 규모의 베이징점은 고소득층을 타깃으로 한 고급 백화점으로 꾸며지며, 중국 전역으로 점포를 늘려 중국 최고의 백화점으로 성장하겠다는 목표다. 롯데마트도 적극적이다. 롯데마트는 지난해 11월 국내 유통업체 최초로 베트남 ‘소매업 투자허가’를 취득해 2003년부터 추진한 해외 사업의 첫번째 시장인 베트남 진출을 공식화했다. 자본금 1,500만달러 규모의 ‘롯데베트남쇼핑’ 합작법인을 세워 올 상반기 호치민에 1호점 공사 착공을 시작으로 호치민, 하노이 등 주요지역에 15~20여개 점포를 출점할 계획이다. 롯데마트 마케팅담당 장영태 이사는 “포화 상태가 예상되는 국내 시장과 함께 또 다른 성장 축이 될 해외 시장 개척이 올 유통업계 최대 화두가 될 것”이라면서 “베트남 진출을 계기로 인도, 러시아 등 잠재력 큰 해외시장 진출을 적극 모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랜드의 해외 투자도 눈여겨볼 만 하다. 이랜드의 올 패션부문에서 가장 큰 변화가 바로중국과 미국을 중심으로 한 해외부문 강화. 중국 내 패션 비즈니스규모를 2배 확장하고 미국에는 자체 브랜드를 본격 진출 시킬 예정이다. 미국의 경우 99년부터 ‘이랜드키즈’라는 아동복 브랜드를 ‘홀세일즈’ 형태로 판매해 오고 있으며 2002년에는 캐주얼 브랜드 ‘이랜드’를 패션박람회에 출품해 5,500여개 브랜드 부스가운데 최고상을 수상한 바 있다. 이랜드는 이제 미국시장에 대한 탐색과 파악이 끝났고 그 동안 충분히 경쟁력 있는 브랜드가 육성됐다고 판단, ‘후아유’ ‘쉐인진즈’등 2~3개 브랜드를 연내 진출시킬 계획이다. 특히 해외 진출의 본격화가 예상되는 곳은 홈쇼핑업체들. GS홈쇼핑의 경우 중국 현지법인으로 지난 2005년 3월 설립한 충칭GS쇼핑이 올해부터 본격적인 궤도에 오를 전망이다. 그동안 하루 4시간에 불과한 방송시간이 올해부터 저녁 프라임 타임 시간대(19시~24시)를 포함한 7시간 방송 체제가 시작되면서 매출 확대를 위한 긍정적 신호가 시작된 것. 특히 2월 춘절과 4월 창립기념 이벤트 등 대대적인 마케팅 계획을 예정하고 있으며, 쇼핑 카탈로그 발행도 시작한다. GS홈쇼핑은 충칭GS홈쇼핑을 중국 진출의 교두보로 삼아 중국 다른 지역으로의 진출도 검토하고 있으며 동남아 지역에 대한 기회도 모색하고 있다. 지난 2003년 CJ홈쇼핑과 중국 최대의 민영방송국인 'SMG’이 합작 설립한 동방CJ홈쇼핑의 실적은 더욱 눈부시다. 지난해 하루 5시간 방송에도 불구하고 일 평균 1억5,000만~2억원의 매출과 50억원 이상의 흑자를 달성하는 등 예상보다 빠른 성장세를 보인 동방CJ홈쇼핑은 올해는 일 매출 2억원~2억5,000만원의 매출을 목표로 삼았다. 또한 상하이에서의 성공을 바탕으로 강쑤성의 주요 도시인 쑤저우, 항저우, 우시 등으로 확장하고, 나아가 저장성, 화동지역 전역으로 방송과 배송 서비스를 확대한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