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특별인터뷰] 사공일 국가경쟁력강화위원장

수도권 규제 풀어 지방과 상생하는 균형발전이 살 길<br>기업과 일자리 해외로 떠나면 국가경쟁력은 요원<br>지방 SOC 확충에 4兆6,000억 수정예산 곧 배정<br>경제침체 장기화 가능성 커 국제공조 강화 바람직



[특별인터뷰] 사공일 국가경쟁력강화위원장 수도권 규제 풀어 지방과 상생하는 균형발전이 살 길기업과 일자리 해외로 떠나면 국가경쟁력은 요원지방 SOC 확충에 4兆6,000억 수정예산 곧 배정경제침체 장기화 가능성 커 국제공조 강화 바람직 정리=온종훈 기자 jhohn@sed.co.kr 사진=김동호기자 ImageView('','GisaImgNum_1','default','260'); ImageView('','GisaImgNum_2','default','260'); "좋은 여건을 찾아 기업들이 자유롭게 넘나드는 세계화 시대에 우리는 지나친 수도권 규제로 기업과 일자리를 외국으로 몰아내고 있습니다. 불합리했던 수도권 규제를 합리화해 수도권과 지방이 상생하는 균형발전을 추구하겠다는 것이 이명박 정부의 생각입니다." 사공일(사진) 국가경쟁력강화위원장 겸 대통령 경제특별보좌관은 12일 서울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수도권 규제완화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지난 10월 국가경쟁력강화위 8차 회의에서 발표한 '국토이용 합리화 방안' 등 수도권 규제완화 정책은 지방자치단체의 반발로 정치권의 '뜨거운 감자'가 되고 있다. 대통령 직속 경쟁력강화위는 이명박 정부에서 매우 활발하게 움직이고 있는 조직이다. 매월 마지막주에 이 대통령이 직접 회의를 주재, 경쟁력의 핵심인 '기업하기 좋은 여건'을 만들기 위한 개혁 과제들을 제시하고 이행사항을 점검해왔다. 사공 위원장을 만나 지난 9개월 동안 경쟁력강화위의 활동과 글로벌 경제위기 과정에서 한국 경제가 나아갈 길을 들어봤다. -경쟁력강화위가 발표한 수도권 규제완화 정책에 대한 논란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수도권 규제완화로 상대적으로 소외되고 있는 지방의 거센 반발이 정치 쟁점으로 떠올랐는데요. ▦이번에 발표된 수도권 규제완화 조치는 국토의 균형발전이라는 목표달성을 위해 만들어진 수도권 규제의 큰 틀은 유지하면서 불합리한 규제를 합리화하는 것입니다. 기업들이 국경이라는 울타리에 구애 받지 않고 '기업하기 좋은 여건'을 찾아 자유롭게 넘나드는 세계화 시대에 지나친 수도권 규제는 기업들을 외국으로 나가게 하고 일자리를 외국으로 몰아냅니다. 지나친 수도권 규제는 궁극적으로 국토 균형발전에도 도움이 되지 않고 국가경쟁력만 떨어뜨리는 결과를 초래할 것입니다. 정부가 수도권 규제는 합리화하되 이를 통해 발생하는 추가적 재원은 지방발전에 쓰게 해서 결국 수도권과 지방이 상생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한다는 겁입니다. -지방 균형발전 종합대책이 오는 27일 발표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어떤 방안들이 논의되고 있습니까. ▦정부는 그동안 지역선도사업 투자계획을 포함한 광역경제권 개발계획, 군사시설보호구역조정,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 조정 등 지방발전을 위한 투자계획을 발표했습니다. 또 이번 수정예산도 지방경제 활성화 지원에 역점을 두고 편성돼 있습니다. 지방경제 활성화를 위한 사회간접자본(SOC) 투자 4조6,000억원 등 90% 수준을 지방에 우선 배정할 예정입니다. 특히 수도권과 인접한 충청과 강원권 지원을 강화해나갈 계획입니다. 이와 함께 수도권 규제완화로 발생하는 재원을 활용하는 방안은 내년 상반기 중 준비해 2010년 예산에 반영할 계획입니다. -결국 지방발전 대책은 SOC 조기 착공 등이 주가 될 것 같습니다. 야권은 물론 여권도 불만을 보이고 있습니다. 근본적인 대책은 없습니까. ▦기업이 입지를 정하는 데 국경이라는 칸막이가 없어진 세계화 시대에 맞는 방안을 찾아야 합니다. 수도권에서 밀어내기식이 아니라 지방에서 기업들을 이끌어내는 방식이 돼야 합니다. 결국 중앙정부는 지방에 필요한 SOC 재원을 마련해주고 행정ㆍ교육ㆍ자치권을 강화하는 한편 필요한 제도적 기반을 닦아줘야 합니다. 지방도 선택과 집중으로 몇몇 분야를 찾아 경쟁력 있는 프로그램을 만들어야 합니다. 정부는 재원을 분배할 때 더 좋은 프로젝트를 준비한 지방에 우선적으로 가도록 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미국발 금융위기로 촉발된 금융위기가 실물로 옮겨가는 양상입니다. 글로벌 경제위기를 어떻게 보신지요. ▦이번 경제위기는 1930년대 대공황 이래 가장 심각한 위기입니다. 그동안은 미국경제가 나쁘면 유럽이나 일본, 중국과 신흥경제국가들의 경제가 세계경제를 받쳐줘 세계경기 침체가 완화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이번에는 세계경제 전체가 동시에 침체되고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번 침체는 골이 깊고 장기화하면서 쉽게 회복되기 어렵다는 데 문제가 있습니다. 긴밀한 국제공조를 통한 금융ㆍ재정 등 거시경제정책을 추진함과 동시에 금융시장 안정화를 위한 노력을 세계의 주요국과 함께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워싱턴에서 열리는 G20 금융정상회의 기간 중 이명박 대통령을 수행하고 또 미국에서 주요 경제계 인사들을 만나 무슨 대화를 나눌 예정입니까. ▦워싱턴에서 국제통화기금(IMF), 세계은행 총재 등 주요 인사들을 만나 의견을 교환하고 차기 행정부에서 일할 사람들을 만날 예정입니다. 워싱턴 소재 피터슨 국제경제연구소에서 세계경제와 한국경제에 관한 연설도 할 계획입니다. 뉴욕에서는 폴 볼커 전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 등 금융계 주요 인사들을 만나고 월스트리트 금융인들과의 라운드테이블도 계획하고 있습니다. 미국 대외관계협회(CFRㆍConuncil on Foreign Relation)에서도 연설할 계획이 있습니다. 국제공조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우리 경제의 현황을 설명할 예정입니다. 우리 경제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재정이 가장 건전하고 세계 6번째의 외환보유고 등을 통해 외부충격에 대처할 만한 충분한 능력이 있다는 점을 설득할 계획입니다. -미국 대선 이후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전망이 상당히 불투명해지고 있습니다. 미국뿐만 아니라 우리 국회에서도 FTA 비준안 처리를 두고 논란이 거듭되고 있습니다. 어떻게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지요. ▦이 문제에 대한 버락 오바마 대통령 당선인의 생각도 대통령 취임 후 달라질 수 있다고 봅니다. 빌 클린턴 대통령도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확대에 대해 후보시절에는 반대했으나 당선된 뒤 통과시켰습니다. 특히 한미 FTA는 미국 입장에서 NAFTA 이후 가장 중요한 FTA이기 때문에 오바마 대통령 당선인도 그것을 모를 리 없습니다. 그러나 우리로서도 추가 협상 등이 논의되는 것을 막기 위해서라도 먼저 국회에서 비준하는 것이 좋다고 봅니다. -정치권에서는 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 등을 비롯한 경제팀 교체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이에 대한 생각은. ▦경제가 아주 어렵습니다. 이러한 때일수록 경제팀에 힘을 실어주고 일할 수 있도록 해줘야 합니다. 새 정부가 출범한 이래 정부조직 개편이 있었고 장관 인사청문회, 쇠고기 파동, 국회파행 등의 과정을 거쳤기 때문에 실제 정부가 일할 수 있는 시간은 그리 길지 않았습니다. 이제부터 제대로 일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그리고 경제팀도 재정부 장관을 중심으로 자주 만나 난상토론을 하더라도 경제를 보는 시각을 정리하고 대내외적으로 같은 목소리를 낼 뿐 아니라 일관된 정책을 펴나갈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해야 합니다. -내년에는 국가경쟁력강화위가 어떤 일들을 하게 됩니까. ▦올해는 우선적으로 기업의 발목을 잡아온 각종 규제개혁에 초점을 맞춰 일해왔습니다. 경쟁력강화위의 노력으로 이번 국회에 제출됐거나 제출 준비 중인 규제개혁 관련 법률만 해도 600여개에 이릅니다. 이런 법들이 만들어지고 실제 효력이 발생하게 되면 국민들과 기업들도 규제개혁의 효과를 피부로 느끼게 될 것입다. 이제부터는 보건ㆍ의료ㆍ관광 등 서비스 분야 규제개혁 노력과 함께 연구개발(R&D)과 공공 부문 효율화 등 우리 경제 전반의 효율성을 제고하기 위한 개혁을 추진할 계획입니다. 사공일 위원장은 세계 석학과 교류 활발한 국제 경제계의 '마당발' 李대통령 신임도 두터워 사공일 국가경쟁력강화위원회 위원장은 국제 경제ㆍ금융계의 마당발이다. 미국발 금융위기가 글로벌 실물위기로 확대되는 지금과 같은 위기상황에서 그의 존재감은 더욱 부각되고 있다. 프레드 버그스텐, 마틴 펠트스타인, 폴 새뮤얼슨 등 세계적인 석학과 계속적으로 교류하고 있는데다 폴 볼커 전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 등 금융계 인사들과도 개인적 교분을 수십년째 유지해왔다. 국내 최장수 경제수석(1983~1987년)에다 재무부 장관 등 공적인 이력 못지않게 개인적인 노력으로 이 같은 글로벌 인적 네트워크를 구축했다. 이 같은 역량 덕분에 이명박 대통령의 신임이 두텁다. 이 대통령은 경제ㆍ금융 문제에 관한 한 그를 수시로 찾는다. 경쟁력강화위 회의를 매달 마지막주 목요일로 못박아놓고 정부 출범 이후 한 차례로 거르지 않고 이 대통령이 주재하는 것만 봐도 그와 경쟁력강화위의 위상을 짐작할 수 있다. 경쟁력강화위는 정부 전반을 총괄해 정부 출범 초반에는 견제도 많았으나 청와대 국정기획수석실이 사무국 역할을 하고 부처가 직접 대통령에게 보고하도록 하면서 자연스럽게 정리됐다. 이 대통령과의 인연은 지난 1970년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그는 당시 한국개발연구원(KDI) 수석연구원으로 경제개발5개년계획의 밑그림을 그렸다. 그때 산업계 지도자 가운데 한 사람이었던 이 현대건설 사장과 자연스럽게 인연을 맺게 됐다. 1983년 아웅산 테러로 순직한 김재익씨의 뒤를 이어 4년간 청와대 경제수석을 맡았다. 경제수석으로는 최장수다. 이후 재무부 장관, 국제통화기금(IMF) 특별고문 등을 역임했다. 현직에서 퇴임한 뒤에도 세계경제연구원을 세워 세계적 석학들과 인맥을 유지해왔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경제참모 중 한 사람인 볼커 전 의장도 세계경제연구원 특별고문이다. 68세이지만 대화를 나눠보면 나이를 잊게 할 정도로 정력적이다. 바쁘게 뛰는 만큼 국가경쟁력강화위에 대통령경제특별보좌관이라는 직함까지 겸하고 있다. 이번 G20 금융정상회의에도 대통령을 수행하며 대통령이 정상회의를 마치고 남미로 이동한 후에도 워싱턴과 뉴욕에서 국제 금융계 인사와 미국 차기 정부 인사들을 만날 것으로 알려졌다. ◇약력 ▦1940년 경북 군위 ▦서울대 상과대학 ▦미 UCLA대 경제학박사 ▦미국 뉴욕대학교 교수 ▦KDI 재정금융실장ㆍ부원장 ▦산업연구원 원장 ▦청와대 경제수석비서관 ▦재무부 장관 ▦IMF 특별고문 ▦ASEM 비전그룹 의장 ▦대외경제통상대사 ▦고려대 석좌교수 ▦세계경제연구원 이사장 ▦대통령직인수위원회 국가경쟁력강화특위 위원장 혼자 웃는 김대리~알고보니[2585+무선인터넷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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