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로터리/6월 24일] 하나 되는 '대~한민국'

어제 새벽 우리의 태극전사들이 전국민이 그토록 염원하던 2010년 남아공월드컵 16강 진출이라는 낭보를 전해왔다. 이번 원정 16강 진출은 지난 2002년의 4강 신화를 넘어서는 또 하나의 쾌거라 할 만하다. 세계 32개국 국가대표팀이 참여해 총 64경기를 치르는 이번 남아공월드컵은 규모 면에서는 올림픽에 비교될 수 없겠으나 관심과 열기는 올림픽을 뛰어넘는 가히 지구촌 최대의 스포츠 축제다. 이번 대회를 통해 국제축구연맹(FIFA)은 4조원 이상의 수입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되고 글로벌 기업들의 마케팅 비용 또한 20조원을 넘는 규모라고 하니 스포츠 측면뿐만 아니라 경제적 측면에서도 세계적인 행사임에 틀림없다. 우리 대표팀의 매 경기는 전국민의 관심사이지만 이와 아울러 우리에게는 다른 나라에서 맛볼 수 없는 감동의 이벤트가 있다. '붉은 악마'의 열정적 응원이 바로 그것이다. 부부젤라의 고음도 당할 수 없는 붉은 악마의 함성은 FIFA 랭킹 1위를 차지하고도 남을 만하다. 붉은 악마의 응원과 함성을 지켜본 현지인들이 어디서 그런 응원을 배우냐고 물을 정도로 우리의 응원은 또 하나의 관람(?) 대상이기도 하다. 태극전사가 골을 터뜨릴 때마다 부둥켜안고 목이 터져라 선수들의 이름을 부를 때는 응원 현장에 있는 사람은 물론이려니와 TV로 이를 지켜보는 사람의 가슴까지도 먹먹해진다. 스포츠는 국력의 척도로서 경우에 따라서는 경제적ㆍ군사적 측면의 국력보다 더 높은 위상을 갖기도 한다. 우리나라가 개발도상국일 때는 복싱ㆍ레슬링 등 일부 종목에 관심이 치중돼 있었으나 선진국의 독식종목으로만 여겨지던 피겨스케이팅ㆍ빙상ㆍ수영ㆍ골프 등에서 세계 1위를 기록하는 스포츠 강국이 되는 동안 경제적ㆍ정치적 국력 및 국격이 한층 높아졌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이번 남아공월드컵 16강 진출은 최선을 다해 뛰고 있는 23명의 태극전사와 5,000만 붉은 악마가 함께 이뤄낸 기적이자 대한민국의 저력을 전세계에 보여준 역사적 사건으로 기록될 것이다. 앞으로도 태극전사의 승전보로 행복한 불면의 밤이 이어지기를 바라며 이번 월드컵을 통해 발산된 전국민적 열정이 선진 '대~한민국'을 만드는 창조적 에너지로 승화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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