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말 기준으로 영업이익으로 이자도 감당하지 못하는 그룹이 15개에 이르고, 이 같은 상황이 3년 연속 지속된 곳도 4곳에 달한다는 분석이 나왔다. 구조조정이 없이는 우리 경제 전체의 생산성이 감소할 수 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서울대학교 금융경제연구원 주최로 21일 서울대 주산기념홀에서 열린 '한국 금융, 무엇이 문제인가' 심포지엄에서 김준경 한국개발연구원(KDI) 국제정책대학원 교수는 "위기 극복 시간을 단축하려면 무엇보다 과감한 구조조정이 동반될 필요가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김 교수에 따르면 70대 대기업 그룹의 부채상환 능력을 점검한 결과 이자보상배율(영업이익/이자비용)이 1배 미만인 곳이 지난해 총 15개로 조사됐다. 이자보상배율이 1배 미만이라는 건 이자비용이 영업이익보다 크기 때문에 기업이 돈을 벌어 원금은 고사하고 이자도 갚지 못한다는 뜻이다.
김 교수는 "이자보상배율 1배 미만 대기업그룹은 97년 외환위기 당시 43개에서 지난 2007년 8개로 줄었다가 지난해 2배 가까이 늘어났다"며 "2008년 현재 그룹 전체 기준으로 3년 연속 이자보상배율이 1배를 밑도는 대기업그룹도 4개"라고 밝혔다.
김 교수는 "외환위기 때의 경험을 살려 자산관리공사(캠코)를 통한 부실기업 정리를 유도할 필요가 있다"며 "최근 수년간 차입으로 자산을 늘렸던 국내은행, 가계, 기업의 구조조정과 부채감축(디레버리징)이 금융시장을 원활하게 작동시키고 해외발 충격의 여파를 최소화하는 첩경"이라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