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점 '앵커샵' 매출효자
'백화점 앵커샵을 아십니까'
닻을 내린 매장이라는 뜻의 '앵커샵'(Anchor shop)이란 매출이 좋은 상위 브랜드가 위치를 옮기거나 면적을 넓힘으로써 그 주위의 다른 브랜드에까지 좋은 영향을 미치는 '거점' 매장을 말한다.
실제로 롯데백화점은 지난 1~2년간 앵커샵 제도를 시범 실시한 결과 하나의 우수매장으로 인해 주위의 다른 여러 매장까지 매출상승의 파급 효과를 끼쳐 매출 견인차 역할을 톡톡히 한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이에 따라 롯데백화점은 앵커샵 확대를 올해 핵심전략의 하나로 삼고 현재 서울 주요점포에서만 시행해온 앵커샵 제도를 전국 점포로 확대할 계획이다.
롯데 영등포점 3층의 '랄프로렌'은 지난해 9월 가을개편 때 35평짜리 현 매장으로 자리를 옮겼는데 주변 브랜드 매출이 개편이전보다 2배 가까이 늘어났다. 랄프로렌 주위에 있는 베스띠벨리의 경우 매장 개편전인 지난해 1~9월에는 월평균 매출이 5,000만원 수준이었으나 개편후인 10~12월에는 월평균 9,500만원으로 90%나 신장했다.
인근의 '아이잗바바'도 개편 전에는 월 1억원 정도의 매출을 올렸으나 개편 후 2억원을 넘어선 것으로 집계됐다.
롯데 잠실점 2층의 '지오다노'도 마찬가지 경우. 지오다노는 지난 99년 가을 매장개편 때 매장이 2배로 확대됐는데 백화점 매장의 한가운데 섬처럼 자리잡은 소위 '아일랜드매장'이어서 그리 좋은 위치는 아니었다.
그런데도 불구 지오다노 주변의 스톰, 톰보이, 게스, 리바이스 등의 브랜드는 매장 개편후 개편 이전보다 매출이 40~80%나 늘어났다. 톰보이는 개편 전인 99년 1~9월 월평균 1억원의 매출을 올렸던데 비해 개편후인 10~12월에는 1억8,000만원으로 매출이 뛰었다.
롯데백화점 장준 MD담당 매니저는 "앵커 샵은 학교에서 공부 잘하는 학생의 자리 주변에는 다른 학생들도 그 학생의 영향을 받아 공부를 잘하게 되는 경우와 비슷하다"면서 "지명도와 매출이 우수한 브랜드를 층별, 상품군별로 1~2개 선정해 매장규모를 확대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이효영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