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피플 인 포커스] '백인주도 월가' 흑인사장 우뚝

오닐 메릴린치 신임 COO, 결단력등 경영능력 호평미국의 대형 투자은행 메릴린치가 사장겸 최고운영책임자(COO)에 흑인인 스탠리 오닐(49ㆍ사진)을 24일 임명했다. 백인들의 판인 월가에 흑인 사장 취임은 매우 이례적인 일. 그동안 메릴린치의 증권사업부 책임자로 일하다 그룹내 2인자 자리를 굳히게 된 오닐이 사장 등극에 이어 오는 2004년 물러나는 메릴린치의 현 회장이자 최고경영자(CEO)인 데이비드 코만스키의 자리를 승계할 경우 그는 미국 주요 투자은행을 이끄는 첫번째 흑인으로 우뚝 서게 된다. 앨라바마주에서 태어나 월가 제왕을 넘보게 된 오닐은 흑인 노예의 후손으로 제너럴모터스(GM)에 입사, 사내 훈련 프로그램을 발판으로 하버드 대학 졸업장을 거머쥔 입지전적 인물. 이후 그는 GM의 여러 요직들을 두루 거친 뒤 1988년 메릴린치로 옮겨 왔다. 당초 코만스키 회장은 1999년 허버트 앨리슨이 사장직에서 물러난 뒤 2002년까지 공석으로 남겨둔다는 계획이었지만 최근 마음을 고쳐 먹었다. 바로 오닐의 경영 능력을 염두에 둔 때문이다. 오닐은 월가에서 비용절감 등 과감한 구조조정을 단행한 결단력 있는 경영자로서의 이미지를 굳혀왔다. 그러나 오닐의 앞길이 순탄한 것만은 아니다. 메릴린치는 지난 2ㆍ4분기 3,800명의 감원을 단행했으며, 지난주에는 49%의 분기 수익 감소를 발표한 어려운 상황에 처해 있기 때문이다. 시장 전문가들은 오닐이 추가 감원 뿐만 아니라 다른 은행과의 합병을 피해갈 수 없을 것이며 그 같은 과정에서 뜻하지 않은 위기에 처할 가능성도 점치고 있다. 홍현종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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