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가야금에 콘센트 꼽았어요”

● 퓨전 4중주단 ‘여울’ 전자 가야금 공연<BR>국악·팝 등 시대·국적 넘나드는 다양한 곡 연주


바이올린에서 콘트라베이스까지의 음역을 아우를 수 있는 악기가 우리나라에 있다. 바로 가야금에 전자음향을 덧댄 전자 가야금이다. 퓨전음악 연주로 대중과 호흡하는 가야금 4중주단 ‘여울’이 이번에는 전자 가야금을 둘러메고 무대에 선다. ‘여울’은 가야금의 개념을 바꿔 놓은 신세대 국악인이다. 이들은 사랑방 크기 공간의 독주용 악기인 12현 정악 가야금을 합주용으로 개량한 가야금에 만족하지 않고 음량을 더 확대하기위해 이펙터(음성신호를 전기신호로 바꿔 다양한 효과를 연출하는 장치)와 앰프를 연결해 전통 악기 음폭의 한계를 넘어섰다. 또 이번 연주를 위해 기존 가야금의 절반 크기로 축소해 서서도 연주할 수 있는 ‘18현 일렉트릭 가야금’을 새로 선 보인다. 정악 가야금의 음역과 음량을 확장한 18현과 25현 개량 가야금 연주는 일반 관객에게도 더 이상 낯설지 않다. 하지만 기타처럼 어깨에 매고 연주하는 가야금은 여태껏 무대에 오른 적이 없었다. 리더인 기숙희 씨는 “개량 가야금도 음량이 적어 합주할 때 다른 악기의 소리에 묻혀버려 앙상블을 만들기에는 역부족”이라며 “기타나 바이올린 등 다양한 악기의 음색을 낼 수 있는 전자 가야금은 여울의 색깔을 발산하기위한 새로운 시도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지겹다고 느끼는 우리 음악으로 젊은이들의 감성을 파고드는 여울의 음악은 전통적이면서도 현대적이고 정적이면서도 동적이다. 재즈ㆍ락ㆍ클래식 등 다양한 음악적 감성을 수용하고 이를 기반으로 만들어내는 새로운 음악은 역사에 묻혀있었던 과거를 끄집어내 이 시대의 대중과 호흡할 수 있는 가능성을 만들어가고 있다는 평이다. 여울은 이번 연주에서 지금까지의 가야금 소리와는 완전 딴판인 음색으로 관객들과 만난다. 연주를 위해 고 악보를 복원하고, 락 음악을 직접 편곡하는가 하면 전자 가야금 음색에 맞는 곡도 처음 연주한다. 첫 곡으로 연주할 ‘신 영산회상’은 현대의 음악과 고 음악의 신비를 결합해 동양적인 음악의 특수성에 세계적인 보편성을 담아냈다. 레드제플린의 명곡 ‘Stairway to Heaven’ 을 비롯해 ‘Blue Spanish Eyes’ ‘Rainbows Cadillac’ 등은 직접 편곡해 연주한다. 대중음악 작곡가 김건(Magic), 하영미(나와의 만남), 성기문(일요일 아침) 등이 작곡한 음악도 초연한다. 그 밖에 스승인 황병기 씨가 직접 편곡한 캐롤 모음곡에 12월의 설레임과 즐거움을 담아 관객들에게 선사한다. 이화여자대학교 대강당 12월 13일 8시. (02)543-1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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