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와 진보 문단을 각각 대표하는 소설가 이문열씨와 황석영씨가 정당으로부터 `러브콜`을 받고 전혀 다른 대응을 해 화제다.이씨는 29일 한나라당 공천심사위원직을 수락했다. 이씨는 23일 밤 처음 제의를 받았을 때는 거절했다가 주변의 권유로 생각을 바꿨다고 한다.
이씨는 “시민단체들이 밖에서 정치에 참여하는 것처럼 나 역시 외부에서 지지 정당에 대해 도움이 되는 일을 할 수 있다면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반면 황씨는 열린우리당의 공직후보자 자격심사위원직을 거절했다. 이미 황씨의 위원직 취임을 발표했던 우리당은 적잖이 곤혹스러워 했다. 그러나 황씨는 “현실정치와 거리를 두고 있는데 어떻게 여당에 참여하느냐”고 밝혔다.
두 사람은 문단에서도 서로 대별되는 작품활동을 해왔다. 똑 같이 삼국지를 펴내면서도 이씨는 유비를 중심으로 바라보는 나관중의 삼국지와 달리 조조를 당대의 영웅이자 개혁파로 그린 반면 황씨는 삼국지를 정역하는 데 심혈을 기울였다.
사회활동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이씨는 2001년 시민단체의 낙선 운동을 `파괴적인 홍위병식 운동`이라고 비난해 파장을 불렀다. 황씨는 89년 방북했으며, 93년 귀국한 뒤 7년형을 선고 받고 98년 석방됐다.
<최기수 기자 mounta@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