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종윤지음, 구수한 입담에 담은 소박한 정서"내가 살아온 이야기, 주위에서 들은 사랑의 이야기를 엮어 우리 서민들이 살아가는 정서를 그리고 싶었다." 1999년 봄 '세기문학'으로 등단한 50대의 늦깎이 신예소설가 박종윤은 첫 창작 단편집 '그 여자의 남자'를 출간한 소감을 담담하게 밝혔다. 이 소설에 실린 8개의 단편들은 그의 말처럼 하나같이 서민들의 애환이 담겨있다.
표제작 '그 여자의 남자'를 보자. 마음씨 고운 순대국집 주인 순녀가 부랑소년 경철을 데려다 성년이 어른이 되기까지 키웠다. 그러다가 오갈데 없는 조선족 여인 정옥을 고용한 것이 인연이 돼 경철과 정옥은 혼인한다.
그러나 정옥은 이미 중국에서 결혼한 몸. 남편은 정옥과 함께 밀입국해 병고에 시달리는 처지가 빠져있다. 병든 본남편 수발을 위한 잦은 외출과 돈 지출에 경철과 갈등의 골은 깊어가던 끝에 정옥은 경철의 통장을 들고 가출을 결행한다. 그 길로 본남편을 찾아가지만 남편은 부랑자 숙소에서 싸늘한 시신으로 누워 아무런 대답이 없다.
소설가 윤후명은 "아웅다웅 살아가는 우리네 세상살이의 이모저모가 구수한 입담으로 그려져 있다"고 박종윤의 작품세계를 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