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화장품업계도 '中 보호주의' 불똥

수출 허가 고의 지연으로 일부 브랜드 연내 진출 어려워질듯


신흥 강자 중국과 기존 선진국들과의 '파워 게임'이 환율 및 무역 분야에서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는 가운데 이로 인한 '불똥'이 국내 주요 화장품 업계에도 미치기 시작했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아모레퍼시픽이 추진해 온 고급 한방브랜드 '설화수'의 중국 론칭이 중국 측 보호주의로 인해 당초 목표시점이었던 올해를 넘겨 내년 이후로 연기될 전망이다. 아모레퍼시픽 관계자는 "중국이 외국 화장품의 신규 수출 허가를 의도적으로 지연하는 방식을 동원해 자국 화장품산업 보호에 나서고 있다"며 "통상 개별 제품의 통관 절차에도 수 개월이 걸리는 실정임을 감안할 때 설화수의 연내 중국 진출은 사실상 어려울 것 같다"고 말했다. 현재 중국은 현지 시장을 장악한 로레알ㆍP&Gㆍ시세이도 등 다국적 기업의 신제품 출시를 의도적으로 지연시키며 보호무역 논란을 가중시키고 있다. 중국 진입은 소요 비용이 높고 심사제도가 까다롭기로 유명했는데, 최근 들어서는 신제품 통관에만 6개월이나 소요되고 있는 실정이다. 또 이달 들어 수입 원료의 등록 절차도 대폭 강화돼 글로벌 업체들의 원성을 사고 있다. 이로 인해 기대를 모아 온 국내 브랜드 설화수의 론칭이 사실상 연기되면서 우리 업계 역시 '무역전쟁'에서 예외일 수 없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중국 내 '설화수' 론칭은 중국 시장에 성공리에 안착한 우리 기업들이 다국적 브랜드와 맞설 '최고급화' 전략을 본격 가동하는 '신호탄'이라는 점에서 그간 업계의 주목을 받아 왔다. 이 처럼 중국 측 정책이 장기적으로 강화될 경우 현재 중국시장 강화에 적극 나서고 있는 국내 주요 화장품 업체들의 출점 확대 전략도 지연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실제 중국 내수 화장품 시장은 프랑스 로레알 등의 인수ㆍ합병(M&A) 전략이 지난 몇 년 간 진행되며 중국 대표 업체가 거의 사라진 상황이어서 규제 강화가 예상돼 왔다. 전문가들은 "4개 브랜드 진출 이후 전략 정비 단계에 들어간 LG생활건강의 유통 전략도 차질을 빚을 수 있다"며 "국내 주요 화장품 업체의 글로벌화가 더뎌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아모레퍼시픽은 2015년까지 '글로벌 10위' 브랜드로 도약하겠다는 목표 하에 중점 시장으로 중국을 택한 상태다. '한방' 화장품인 설화수가 중국 안착에 성공한다면 이는 국내 업체가 넘보기 어려웠던 고급 기초화장품 분야에서 해외 입지를 처음으로 구축한다는 의미와 함께 세계 시장을 공략할 신무기인 한방화장품에 대한 인지도를 높이는 효과가 발생할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국경절 연휴 기간 한국을 방문한 중국인들이 매장마다 '설화수' 싹쓸이에 나섰을 만큼 고급 한방 브랜드의 성공 가능성은 십분 입증된 상태"라며 "중국 측이 한의학을 중국의학의 아류라 평가 절하하고 있는 만큼 국산 한방 브랜드의 부상을 달가워하지 않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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