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종업원에게 권한을 넘겨라

이렇게 기업경영에 있어서 사람의 중요성이 지대함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사람을 키워내지 못하고 있다. 이렇게 된 데 대한 가장 큰 원인은 종업원들에게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고 책임지고 무엇인가 할 수 있는 권한을 주지 않았기 때문이다. 학문적인 용어로 종업원에 대한 임파워먼트(EMPOWERMENT)가 제대로 행해지지 않았다는 말이다.임파워먼트란 종업원들로 하여금 주인의식을 갖고 자기가 맡은 분야와 범위내에서 책임과 권한을 재량껏 발휘해 보게끔 하는 것이다. 권한을 가진만큼 상관에게 통제를 받을 필요가 없이 스스로 의사결정을 행하면서 결과에 대한 책임도 그만큼 지는 것이다. 그런데 이런 임파워먼트가 우리의 기업내에는 거의 행해지질 않고 있다. 무슨 일 하나 진행시키려해도 결재도장이 십수개씩 찍혀야 하고, 잘하고 잘 못한 것에 대한 책임소재도 아주 불분명하다. 그러다 보니 일의 진행속도가 늦어져 좋은 기회를 잃는 경우도 허다하고, 종업원들은 무엇 하나 스스로 해결할 수 있는 의지와 능력을 잃어 버린 채 상관의 눈치만 살피는데 익숙해져 버렸다. 조직의 분위기가 윗사람의 눈치만 살피게 된 배경에는 윗사람의 책임도 크다. 왜 아랫사람에게 권한과 책임을 위양해 주지 않느냐고 물으면 대개는 아랫사람들이 잘 한다는 확신이 서야 권한을 위양해 줄 것이 아니냐라는 반응을 보인다. 그러나 이런 태도로는 권한위양을 할 수가 없다. 왜냐하면 사람이란 권한을 위임받았을 때 그 능력이 발휘되는 것이지 남의 통제 아래 있다고 느낄 때에는 제 능력을 발휘할 수 없는 법이다. 경영현장을 자기 나름대로 파악하고 거기에 자기의 판단과 능력을 스스로 가미할 때 경영에 대한 학습이 쌓여가는 것이지 남의 지시대로만 행동해서는 유능한 경영자로 성장할 수 없다. 이는 마치 골프를 배우기 시작할 때 골프장이 실제로 어떻게 생겼나 몇번 가보고 연습을 하는 것과, 골프장 한번 가보지도 않고 연습장에서 레슨만 죽어라고 받는 것과의 차이로도 설명할 수 있다. 상사가 전적으로 믿고 맡기면 부장이 전무처럼 행동할 수 있으나 믿지 못 하고 일일이 확인해 가면서 일을 시키면 전무도 부장처럼 행동할 수 밖에 없는 것이 사람의 생리다. 그만큼 임파워먼트의 중요성이 큰 것이다. 고객을 믿어야 장사에서 성공할 수 있듯이 내부고객인 종업원을 믿어야, 또 믿는만큼 스스로 책임지고 행동할 수 있게끔 맡겨야 조직이 클 수 있고 성공할 수 있다. 미국 GE사(社)의 성공요인 중의 하나로 꼽히고 있는 워크아웃(WORK-OUT)도, 종업원들에게 의사결정과정에 기여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한 임파워먼트의 한 예다. 특수유리와 세라믹 부분에서 세계 선두를 달리고 있는 코닝사의 하우턴사장의 성공요인도 스스로 자신의 영역을 개발하고 스스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종업원들을 많이 키워낸 데에 있다. 우리 기업들 중에도 세계시장에 나가 성공한 경우는 대체로 현지인들에게 백퍼센트 권한위양을 한 경우다. 하부에 믿고 맡기는 임파워먼트가 우리기업들에도 널리 퍼져 나가야 할 때다. /서울경제 사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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