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힘빠진 엔화…힘솟는 유로

힘빠진 엔화…힘솟는 유로 외환시장에서 엔화 가치의 하락과 유로화의 강세가 한층 뚜렷해지고 있다. 27일 도쿄 외환시장에서 엔화는 16개월만에 처음으로 달러당 114엔선이 깨졌다. 엔화는 이날 유로화에 대해서도 약세를 면치못해 유로당 106엔을 넘어섰다. 최근 엔화는 일본 경제의 악화를 나타내는 지표들이 연달아 발표되면서 약세를 벗어나지 못했다. 지난 두달간 엔화 가치는 달러당 4%, 유로당 14% 이상 하락했다. 특히 26일 일본의 11월중 실업률이 9개월만에 최고치인 4.8%를 기록했고 급여 생활자의 11월중 가계지출이 2.1%로 하락했다고 일본 총무청이 발표하면서 엔화 약세는 가파르게 이어졌다. 또 27일에는 일본 11월 산업생산지수가 전달 대비 0.8% 하락했다는 발표도 엔화 약세를 부채질했다. AP통신은 외환전문가들의 분석을 인용, 엔화가 주내에 달러당 115엔선도 무너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웨스트팩 은행의 외환전략가인 로버트 레니는 "엔화 약세가 꺾을 수 있는 변수는 전혀 찾아볼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일본 정부는 12월과 1월 생산지수가 상승할 것이라고 전망하며 경제 둔화우려를 일축했다. 그러나 외신들은 일본 물가를 대표하는 도쿄 소비자 물가 지수가 전년 동기대비 0.6% 하락한 것은 일본 경제 둔화를 반영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또 소비자 지출, 판매 등 다른 지표들도 일본 경제가 회복과는 점차 멀어지고 있다는 것을 나타낸다고 분석했다. 블룸버그 통신은 지난 8월 일본 은행들이 제로금리를 포기한 것은 성급한 판단이었다고 지적했다. 반면 유로화 가치는 미국 경제가 빠른 속도로 하강하고 있다는 전망이 강해지면서 빠른 속도로 오르고 있다. 유로는 지난 10월 26일 0.8230달러로 최저치를 기록한 이래 두달 만에 13%나 올랐다. 크리스마스 연휴 이후 미국 기술주들이 대거 하락한데다 기업들이 어두운 수익 전망을 다시 내놓기 시작하면서 유로화의 상승은 거세졌다. AP통신은 외환전문가들의 말을 인용, 유로화의 가치가 다음주내에 유로당 0.96 달러선을 넘어설 것이라고 내다봤다. 스미토모 은행의 외환담당 부수석인 그레그 스크롤라는 "올해가 지나기 전에 유럽 투자자들이 미국 시장에 조성한 펀드를 유럽으로 옮겨올 것으로 본다"며 "최근 미국 증시에서 돈을 빼서 유럽 등 안전한 곳을 찾는 투자자들이 늘었다"고 설명했다. 외환전문가들은 최근 올 한해 약세를 지속하던 유로화가 지속하던 유로는 내년에는 유로당 1달러 선을 넘을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내년 세계외환시장이 달러ㆍ엔 약세, 유로 강세의 기조를 띨 것이라는 전망이 더욱 설득력을 얻고 있다. 최원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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