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 가까이 어린이들을 도와온 축구 응원단장의 이야기가 알려져 주변을 훈훈하게 하고 있다.
축구 국가대표팀 경기가 있을 때마다 응원에 나서는 '아리랑응원단' 단장 박용식(46)씨가 주인공. 아리랑응원단은 축구 마니아인 가수 김흥국씨가 운영하는 응원단으로 유명하다.
지난 1994년 미국 월드컵을 시작으로 국내외를 누비며 대표팀 응원에 나선 박 단장은 1990년부터 대전 연축동에 있는 성우보육원과 인연을 이어오고 있다.
두 명의 아이들과 자매결연을 맺고 소중한 인연을 시작한 박씨는 바쁜 일상에도 매달 한 차례 보육원을 찾아가 어린이들과 만남을 갖고 있다. 2년6개월 전 서구 만년동에서 갈빗집을 시작한 후로는 보육원 어린이 60여명에게 매달 한 차례 고기와 식사를 대접하기도 한다.
축구광인 그는 A매치 경기가 있는 날이면 버스를 빌려 어린이들을 경기장에 데려간다. 박씨는 "남아공월드컵에 보육원 아이들을 데리고 가는 게 꿈"이라며 "아이들을 돕는 일을 그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 단장이 어린이들을 돕는 일에 이토록 열성적인 것은 17세에 아버지를 암으로 여의고 30세 때 형마저 뇌종양으로 잃은 불우했던 어린 시절 때문이다. 그는 나중에 돈을 벌게 되면 아이들을 돕겠다는 다짐을 해왔다. 20여년 전 결혼한 아내도 그의 든든한 후원자다.
박 단장이 1994년부터 4년간 물심양면으로 도운 한 학생은 어엿한 판사가 됐고 대학생 한 명은 기자로서 사회생활을 하고 있다.
그는 "보육원 아이들은 고등학교 졸업 후 보육원에서 나가야 하는 게 규정"이라고 안타까워하며 "그런 아이들을 맡아 이 나라의 일꾼이 되도록 목숨이 다하는 날까지 도울 생각"이라고 밝혔다.
박씨는 제87회 어린이날인 5일 대전 엑스포과학공원에서 열리는 '어린이날 큰 잔치'에서 보건복지부장관상을 받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