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은행과 국민카드의 합병은 유동성 위기에 시달리는 카드업계, 카드채 환매공포에 떨고 있는 투신 등 금융권 전반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이번 합병은 카드업계 구조조정의 신호탄으로 작용하면서 시장의 신뢰를 회복할 수 있는 계기가 될 전망이다. 또 15조3,000억원(3월말 기준)에 달하는 국민카드 채권이 국민은행 채권(금융채)으로 전환되면서 채권시장의 부담도 상당히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업계 3위의 국민카드가 사라지면서 카드업계 판도도 큰 변화를 겪을 전망이다.
◇국민은행-국민카드 왜 합병했나= 국민은행은 대규모 증자와 합병비용 사이에서 고민을 거듭한 끝에 `합병`이라는 카드를 선택했다. 최범수 국민은행 부행장은 “합병으로 국민카드의 조달비용이 1%포인트만 떨어져도 연간 1,400억원의 비용을 절감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카드 및 은행고객의 신용정보 공유 등을 통해 유무형의 시너지 효과가 발생할 것”이라며 합병배경을 설명했다. 다만 국민카드의 단순자기자본비율이 낮은데다 현금서비스와 카드론 등 위험자산이 늘어나기 때문에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 비율은 하락할 수 밖에 없다.
◇카드채 불안 한 고비 넘기나= 이번 합병을 계기로 카드사들의 조기 자본확충 노력이 이어지면서 카드채에 대한 시장의 불안심리도 한층 완화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 합병과 함께 카드사들의 조기 자본확충 등 자구노력이 가시화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높아지자 벌써부터 카드사 주가가 연일 급등하고 있다. 또 이번 합병은 자연스럽게 업계 구조조정의 `신호탄`으로도 작용할 전망이다. 정부 관계자들은 그동안 여러 차례에 걸쳐 “카드사가 너무 많은 것 아니냐“며 구조조정의 필요성을 강조해 왔다. 이에 따라 하반기에 금융당국으로부터 적기시정조치 권고 및 명령을 받는 카드사가 나올 경우 업계의 구조조정은 급물살을 탈 것으로 보인다.
<이진우기자 rain@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