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회사들이 스톡옵션 발행을 줄이는 대신 현금이나 무상주식 교부를 늘리는 방향으로 보상 시스템을 변경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10일 금융계에 따르면 대다수 보험 및 카드회사들이 스톡옵션을 제한하거나 철폐한 가운데 국민은행 등 일부 은행들도 스톡옵션을 폐지하는 대신 성과급제도를 도입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국민은행은 오는 31일 열리는 임시 주주총회에서 강정원 행장과 사외이사 1명에 대한 스톡옵션 부여 항목을 삭제하기로 했으며 앞으로 최고경영자(CEO)와 경영진에게 현금이나 주식을 교부하는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
하나은행도 12월 은행연합회와 금융연구원의 스톡옵션 개선방안 최종안이 마련되면 이를 바탕으로 스톡옵션 개정작업을 벌일 것으로 알려졌으며 신한지주도 스톡옵션 발행을 축소하고 장기 성과연동에 따른 성과급제를 강화할 계획이다.
한편 카드ㆍ보험 등 비(非)은행 금융회사들은 대부분 스톡옵션을 폐지했다. 신규상장을 검토 중인 생명보험회사들도 스톡옵션 규정 신설에 부정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다.
이처럼 금융권에서 스톡옵션 제도에 메스를 가하는 것은 스톡옵션이 경영실적 개선에 대한 보상이라는 본래 취지와 달리 스톡옵션으로 일부 경영자들이 성과와 무관한 과도한 주가상승 이익을 누리고 있다는 지적이 끊임없이 제기돼왔기 때문이다.
한편 금융감독 당국도 스톡옵션 제도개선을 추진하고 있다. 금융감독 당국은 내년부터 금융사의 경영실태를 평가할 때 스톡옵션 등 보상체계의 객관성과 타당성을 검토하고 임직원이 명확하게 경영개선에 기여한 공로가 인정될 경우에만 스톡옵션을 부여하도록 유도할 계획이다.
한편 삼성그룹은 지난해부터 스톡옵션 제도를 폐지하는 대신 3년 단위로 업무실적을 평가해 현금 보상하는 장기 성과 인센티브제를 도입, 운영하고 있다. 삼성이 스톡옵션제를 폐지한 것은 삼성전자 등 몇몇 상장 계열사 임직원에게만 혜택이 집중돼 상대적으로 스톡옵션의 혜택을 누리지 못하는 다른 계열사 임직원들에게 성과에 맞는 보상을 해줄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또 스톡옵션 때문에 경영진이 주가 등 단기 실적에 지나치게 매달려 장기적인 비전 수립에 장애요인이 되고 있다는 점도 크게 작용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