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마켓 인사이드] (1) 브렛 구딘피델리티 아시아·태평양 총괄 대표

"한국, 피델리티 '글로벌 톱5' 진입할 것" <br>2015년 퇴직연금 200兆 등 자산운용시장 급성장<br>보수적 은행 고객들 대상 안정수익 상품 내놓을것


『 증시와 펀드에 자금이 몰려들면서 자본시장이 급속도로 커지고 상품의 종류도 날로 다양해지고 있다. 수많은 투자정보 속에서 시장흐름이 어떻게 바뀌고 돈이 어느 방향으로 흘러가는지를 파악하는 것이 바로 재테크 수익률을 높이는 지름길이다. 시장의 변화를 주도하는 마켓 리더들을 통해 이 같은 변화를 진단한다.』 “한국 자산운용시장은 머지않아 미국ㆍ일본ㆍ영국에 이어 피델리티의 ‘글로벌 톱5’에 들어갈 것입니다.” 최근 방한한 브렛 구딘(Brett Goodinㆍ사진) 피델리티 아시아ㆍ태평양 총괄 대표는 본지와의 단독 인터뷰에서 “퇴직연금제도의 성공적 정착과 연기금의 공격적인 자산운용, 개인 가계자산의 금융상품 이동 가능성 등으로 앞으로 한국 자산운용시장은 빠르게 성장할 것”이라고 밝혔다. 구딘 대표는 오는 2015년 한국의 퇴직연금시장 규모가 최대 200조원에 달하고 펀드시장 역시 현재의 두 배 이상인 500조원까지 커질 것으로 전망했다. 구딘 대표는 “한국은 15년 전 호주와 유사하다”면서 “호주 인구는 2,100만명에 불과하지만 퇴직연금시장 규모는 전세계 3~4위를 차지하고 있다”며 “한국의 인구 규모가 호주의 두 배가 넘는다는 점을 감안하면 한국 퇴직연금시장의 성장 잠재력은 충분하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에서 퇴직연금제도가 지난 2005년 12월 도입된 후 시행 1년5개월째에 접어들었지만 가입자 수나 적립금액이 당초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것에 대해서는 “아직 과도기인 만큼 제도가 안착하는 데는 몇 년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2월 말 현재 퇴직연금 가입 근로자 수는 23만명으로 전체의 3.5%에 그치고 있으며 적립금액 역시 8,162억원에 불과한 실정이다. 구딘 대표는 이에 대해 “한국은 현재 기존 퇴직금제도와 퇴직연금이 공존하는 시기로, 다른 국가에 비해 이러한 과도기가 상대적으로 긴 편”이라며 “노조의 반발이나 이사회의 신중한 태도 등으로 퇴직연금 도입이 지연되는 것은 앞서 퇴직연금을 도입한 다른 국가에서도 이미 경험했던 문제”라고 말했다. 그는 퇴직연금의 조기 정착을 위해 “근로자들이 퇴직연금 불입액을 늘릴 수 있도록 추가적인 세제혜택이 필요하며 지나치게 안정적으로 구성된 현재의 퇴직연금 포트폴리오 역시 다양화돼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특히 젊은 세대의 경우 퇴직금을 보다 공격적으로 운용하기를 원하는 수요가 많다는 점을 염두에 둬야 한다는 것. 이와 함께 기업들 역시 퇴직연금에 대해 모르는 점이 많기 때문에 기업을 대상으로 한 교육도 필요하다고 그는 덧붙였다. 한국 가계 금융자산의 대부분이 여전히 예금으로 운용되고 있다는 점도 자산운용시장 성장의 원동력이 될 것으로 구딘 대표는 내다봤다. 지난해 3ㆍ4분기 말 현재 가계 금융자산의 은행예금 비중은 47.8%다. 그는 “은행에 돈을 맡긴 고객들도 최근 다른 금융상품에 투자하기를 원하고 있지만 변동성이 낮으면서 안정적인 수익을 올리길 원하고 있다”면서 “이러한 수요에 적합한 상품을 제공하는 것이 우리의 목표”라고 말했다. 국민연금과 한국투자공사(KIC)를 비롯한 주요 연기금 투자자들이 공격적인 자산운용에 나설 채비를 하고 있다는 점도 긍정적이라고 그는 평가했다. 구딘 대표는 “매년 25조원의 신규 자금이 유입되고 있는 국민연금은 세계 어느 기관보다도 큰손”이라면서 “앞으로 연기금이 적극적인 투자에 나서면서 외부 운용사 위탁이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올해 국내 주식시장은 제자리걸음을 했던 지난해와 달리 긍정적인 모습을 보일 것으로 그는 예상했다. 금리가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있고 세계경제 상황도 한국 수출기업에 우호적으로 조성되고 있기 때문이다. 그는 “한국 주식시장과 자산운용시장을 성장시킨 한국 기업 및 경제의 펀더멘털이 개선됐기 때문이며 앞으로도 자산운용시장은 다소간의 부침이 있겠지만 향후 10년간 호황을 누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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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희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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