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세기 영국은 산업혁명으로 세계 최강국이 됐지만 빈부의 격차, 즉 사회 양극화가 극에 달했다. 찰스 디킨스의 소설 ‘크리스마스캐럴’에 나오는 스크루지의 인간상이나 탄광에서 근로자가 발목에 쇠사슬을 달고 석탄차를 끌던 그림을 생각해보면 당시 서민층의 고통을 알 수 있다.
영국은 이러한 사회 양극화를 개혁입법과 세계화를 통해 극복했다. 많은 영국인들이 미국ㆍ캐나다ㆍ호주ㆍ뉴질랜드 등지로 이주해 성공했고, 이들 앵글로색슨 민족이 오늘날 세계를 주도하고 있다.
한국은 이제 세계 10위권의 경제대국이 됐지만 양극화 현상 심화, 실업률 증대 그리고 저출산 문제에 직면해 있다. 영국의 예에서 유추해 볼 때 개혁입법과 세계화에 해법이 있을 수 있다고 본다.
많은 국가들 한국과 경협 원해
마침 세계의 많은 국가들이 한국의 진출을 원하고 있다. 예를 들어 이번에 대통령이 방문한 아제르바이잔의 경우 오는 2011년까지 700억달러 이상의 석유판매 수입이 예상된다. 이 나라는 빈손으로 시작해 경이로운 발전을 이뤄낸 한국의 개발경험과 기술, 그리고 여러 분야에서 우리 기업들의 진출을 적극 요망하고 있다.
세계 191개국 중 선진국을 제외한 150여개 이상의 대부분 국가들은 한국과의 협력을 바라고 있다고 본다. 우리 국민과 기업들이 전 세계로 나아가 기술, 우리 산업과 제품, 한류문화로 신천지를 개척하는 것이 필요하다. 세계 10위 경제국가가 된 한국은 이들 150여개국 시장에서 미국ㆍ일본ㆍ영국ㆍ독일ㆍ프랑스 등 기존 선진국들과의 치열한 경쟁에서 이겨 시장점유율을 늘리고 사업을 수주해야 한다.
시대와 상황이 바뀌고 있는 만큼 이에 적응해나가기 위한 우리의 발상 전환과 대비가 필요하다. 미래지향적으로 보아야 한다. 우즈베키스탄ㆍ아제르바이잔ㆍ타지키스탄 등 세 나라를 담당하고 있는 우즈베키스탄 주재 우리 공관 직원은 총 6명이다. 이에 비해 미국ㆍ러시아ㆍ중국ㆍ일본ㆍ영국은 이들 세 나라에 세 개의 공관을 유지하고 있음은 물론 총 150여명에서 최소 30여명 이상의 외교관을 주재시키고 있다. 우리가 일시적으로는 해외시장 개척과 자원외교ㆍ수주경쟁에서 다른 경쟁국들을 능가할 수도 있겠으나 장기적으로 볼 때 이러한 외교 인프라를 가지고는 미래 전망이 불투명하다고 할 것이다.
통계적으로 볼 때 인구 1,000명당 공무원 수는 한국이 24.1명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에서 가장 적다. 영국 75.0명을 비롯해 미국ㆍ프랑스ㆍ독일ㆍ이탈리아 등은 우리보다 적어도 2배 이상의 공무원 수를 유지하고 있다. 일본의 경우 32.9명 수준이지만 정책 실패로 10년 이상의 세월을 버블 붕괴로 허비하는 국가다. 일본이 우리의 모범이 될 수는 없을 것이다.
그럼에도 국내 언론에서 공무원 숫자를 줄여야 한다는 기사를 종종 본다. 시대의 흐름을 잘못 읽고 있지 않은가 하는 생각이 든다. 더 많은 역할과 최상의 효율성, 대국민 서비스를 요구하면서도 우리의 경쟁상대인 그 어느 선진국보다 허약한 상태인 공무원 수를 더욱 줄여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은 분명한 이율배반이다. 여윌 대로 여윈 말에게 먹이를 줄이면서 경마에 가서는 1등 하라고 채찍질해서야 되겠는가. 국가 장래를 위해 걱정되는 측면이다.
유능한 외교 공무원 확충해야
세계화와 선진국으로 가는 길은 험하고 어렵다. 그러나 이것이 우리와 후손들을 위해 나아가야 할 길이라고 생각한다. 민과 관이 합심해 세계 각국에 뿌리를 단단히 내려야 한다. 많은 나라들이 윈윈(win-win) 입장에서 한국민과 기업들의 진출을 적극 환영하며 바라고 있다.
세계는 넓고 할 일은 많은 게 분명하다. 유능한 공무원이 많이 확보돼야 한다. 축소 지향적이기보다 확대 지향적인 생각을 가지고 다른 선진국 수준으로 공무원 숫자를 늘려 국가 인프라를 단단히 구축하고 세계 7, 8위 경제대국으로 나라를 발전시켜 후손들에게 물려줄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