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차, 고강도 구조조정 제안 가능성"
신화통신 보도… 일부선 2,000명 감원 요구설도이사회 결과 9일 발표
베이징=문성진 특파원 hnsj@sed.co.kr
쌍용차가 8일 중국 상하이(上海) 상하이차 본사에서 열린 이사회에서 대규모 인력감축과 임금삭감 등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신화통신은 이날 보도를 통해 "이사회가 대규모 감원을 확정할 경우 노사분쟁을 유발해 쌍용차 생산라인에 큰 혼란이 빚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쌍용차에 대한 한국언론의 비관적인 전망을 인용하며 "쌍용차가 한국의 5대 완성차 업체 가운데 처음으로 도태되는 회사가 될 가능성이 있다"라고도 전했다.
통신은 또 현지 증권사 애널리스트의 말을 인용, "상하이차가 현재 두가지 어려움에 처해 있는데 선지원을 계속 할 경우 '밑 빠진 독에 물 붓기' 식으로 상하이차까지 재무상황과 발전속도에 악영향을 입게 될 것이고 지원을 중단할 경우 인수대금 5억달러를 날리게 되는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 애널리스트는 이어 "상하이차가 현재 합병실패의 책임을 지기 싫어하면서도 한편으로 본사가 피해를 입고 싶어 하지 않기 때문에 한국의 지원을 기대하고 있다"면서 "한국 정부와 은행, 상하이차와 쌍용차 모두 책임을 미루고 있는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일부 인터넷 매체는 구체적인 구조조정 숫자까지 거론했다. 중국 인터넷 포털인 시나닷컴은 "상하이차는 쌍용차가 생산 제1라인에 대해 2,000명을 감원해야 2억달러를 지원하겠다는 입장을 표시했다"고 보도했다. 오는 4월 만기도래하는 쌍용차의 부채가 1,500억원인 상황에서 쌍용차의 구조개혁이 이뤄지지 않으면 상하이차가 자금을 지원해도 생존하기 힘들 것이라는 분석도 덧붙였다.
현지 일각에서는 상하이차가 쌍용차에서 자본을 철수하기 위한 수순 밟기로 보는 시각도 있다. 쌍용차 노조가 받을 수 없는 고강도 구조조정안을 내놓은 뒤 시간을 끌다 철수하는 형식이다. 외부의 비난을 노조에 돌리면서 철수를 위한 명분 쌓기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이사회에 참석한 최상진 쌍용차 상무는 "이사회의 결과는 상하이차와 쌍용차가 보도자료를 확정해 9일 동시에 발표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쌍용차의 국내 주거래은행인 산업은행은 이와 관련해 쌍용차의 경영정상화 방안과 더불어 상하이차의 지원이 선행돼야 지원 여부를 결정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산업은행의 한 관계자는 "경영정상화 방안에 대해 회사와 노조가 대타협을 해야만 금융회사가 지원 여부를 협의할 수 있는 것이 아니냐"며 "경영정상화 방안이 이행되고 대주주인 상하이차가 먼저 지원할 때까지는 지원에 나서기 어렵다"고 말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상하이차나 산업은행이나 쌍용차의 강도 높은 자구책 마련이 선행돼야 지원이 가능하다는 입장으로 풀이된다"면서 "대규모 감원을 포함한 경영정상화 방안을 마련하려면 노사 간 갈등이 불가피하기 때문에 실질적인 자금지원으로까지 이어질지는 미지수"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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