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로펌 CEO들의 '리얼토크'] <9> 주완 법무법인 지성 대표변호사

"연말까지 변호사 80명으로 늘릴것"

주완 법무법인 지성 대표변호사 [로펌 CEO들의 '리얼토크'] "연말까지 변호사 80명으로 늘릴것" 김홍길기자 what@sed.co.kr 김광수기자 bright@sed.co.kr 윤홍우기자 seoulbird@sed.co.kr 법무법인 지성의 주완 대표변호사는 ‘터프’하다. 거친 노동분야를 전문으로 해서인지 초면에도 매우 터프해 보였다. 그는 클라이언트(고객)에게도 서스럼 없이 ‘노(No)’ 해야 될 때는 “노”라고 한다. 빙빙 돌려 말하는 건 주 대표가 질색하는 것이다. 처음엔 함께 일하는 변호사들 조차 적응이 쉽지 않았다. 일부서는 ‘고객 다 내쫓는 거 아니냐’며 걱정도 했다고 한다. 그러나 이런 걱정은 잠시뿐, 모두 기우였다. 주 대표의 터프함은 오히려 기업들에게 일처리에 대한 자신감으로 비춰져 신뢰감을 줬고, 주 대표의 감춰진 감성은 그를 맏형처럼 따르도록 했다. 터프하지만 맏형같은 스타일 '매력'… 거친 노동분야 주로 다뤄 '도전적' 직원들 모든 대소사는 꼼꼼이 챙겨… 신입변호사 부모껜 일일이 감사인사 고참급 스타변호사 적극 영입통해'젊은 지성' 이미지 벗고 외연확대 ◇맏형 같은 CEO= 지성은 국내에서 알아주는 젊은 로펌이다. 소속 변호사들이 10~20년차로 젊은 데다 판ㆍ검사 출신의 소위 전관변호사들이 없다. 이 때문인지 기존 로펌과 달리 굉장히 역동적이고 도전적이라는 평가다. 의사결정이나 경영도 극소수의 파트너 변호사들에게 집중된 게 아니라, 신입변호사들도 주 대표와 편하게 의사소통을 할 수 있는 분위기다. 규모는 작지만 지성이 사법연수생들에게 ‘선호하는 로펌’으로 꼽히는 이유다. 하지만 이런 지성의 전통은 하루아침에 만들어 진 건 아니다. 주 대표의 끈끈한 스킨십이 주효한 탓이다. 주 대표의 주량은 소주 2병이다. 그만큼 남들과 어울리기를 좋아하고, 소속 변호사나 직원들의 대소사도 꼼꼼히 챙긴다. 지난 해에는 사내 변호사끼리 연결해 결혼시킨 적도 있고, 이혼 직전까지 간 후배 변호사 부부를 잉꼬부부로 거듭나도록 한 것도 주 대표다. 그렇다고 ‘오지랖이 넓다’고 흉보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오히려 후배 변호사들은 주 대표를 맏형처럼 더 따른다. 주 대표는 스스로 “지성은 조폭 수준의 인화력을 갖고 있다”고 할 정도다. 주 대표는 “변호사들이 퇴근 시간이 넘어서도 함께 밥 먹자고 사무실로 들어오는 걸 보면서 가슴이 뭉클했다”며 “지성은 다른 로펌은 따라 하기 힘든 끈끈함을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소속 변호사간 끈끈함은 지성을 버티는 힘의 원천인 셈이다. ◇CEO 바통터치는 왜?= 지금까지 지성의 얼굴 역할은 ‘30대’인 강성 대표변호사가 해 왔다. 강 변호사는 2003년 창립 멤버로, 지금의 강성을 만드는 데 브레인 역할을 해 왔다. 강 대표는 거의 매년 마다 변호사 수와 매출을 2배 정도 성장시켜 반도체 업계에서 유행하던 ‘황의 법칙’(매년 반도체 집적도가 2배로 확대된다는 삼성전자 황창규 사장의 이론)에 빗대 로펌계 ‘강의 법칙’으로 주목을 끌기도 했다. 하지만 ‘젊은 변호사’들이 잘 나가자 주위에선 부러움과 시기 섞인 시선이 없지 않았다. 보수적인 변호사 시장이다 보니 ‘30대 대표’도 어색할 만도 했다. 맏형격인 주 대표가 전면에 나선 것도 이 때문이다. 사실 주 대표는 강 변호사가 해놓은 업적에 ‘누가 되지 않을까’ 하는 염려도 있다. 그리고 주 대표 자신이 국내에서 독보적인 노동전문 변호사이기 때문에 ‘지성=노동전문 로펌’으로 이미지가 굳어지는 게 아니냐는 걱정도 내심 하고 있다. 하지만 고참 변호사들이 ‘젊은’ 지성의 문턱을 넘기 어려웠는데, 주 대표가 나서면서 이런 문제들도 자연스레 해소되지 않겠느냐는 기대가 더 큰 게 사실이다. 인터뷰 도중 옆에 앉은 강 변호사를 의식해서 인지 “내가 전면에 나섰다고, 강 변호사의 역할이 위축되는 것은 절대 아니다”며 손사래를 치며 웃었다. 강 변호사 역시 공동 대표로 ‘역할’을 할 것이라는 얘기다. 주 대표의 1선 배치는 ‘고참 변호사’ 영입을 통해 지성의 외연 확대를 위한 사전포석으로 풀이된다. ◇“올해 말 변호사 80명으로 확대”= 주 대표는 “내부적으로 계속 성장해 대형로펌으로 안착하느냐, 아니면 조금 더 내실을 다질 것이냐 하는 고민에 빠져 있는 시점”이라며 성장과 내실을 동시에 도모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쳤지만, 성장에 대한 욕심을 아예 숨기지는 않았다. 주 대표는 “지금도 빨리 커오긴 했지만 이제 탄력을 받는 것 같다”며 “지성이 부족한 부분들을 메울 수 있는 능력 있는 변호사들을 적극 영입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렇다고 전관 변로사를 영입해 급작스레 덩치를 키우진 않겠다는 게 주 대표의 철칙이다. 주 대표는 해외로도 눈을 돌리고 있다. 주 대표는 “유행이라고 갈수는 없지만, 필리핀 쪽에 국내 기업들의 투자가 많아 현지 사무실 개설을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뿐만 아니라 5년내 중국 진출도 검토중이다. 주 대표는 “중국쪽은 노동법 개정으로 노사분쟁 많아지고 특히 외국투자 기업들의 수요가 많아질 것”이라며 “고객을 위해서라도 중국에 지사를 내거나 현지 로펌과 제휴하는 방법을 고려중”이라고 말했다. 주 변호사는 이를 염두해 둔 탓인지, “새로 들어오시는 변호사 분들은 두명이 한 사무실을 써야 할 일 생길지도 모르겠다”며 “사무실이 부족해지면 강북행도 고려하고 있다”며 행복한 고민에 빠져 있다. 주 대표는 “타켓 리쿠르팅도 좀 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올해부터 지성도 김앤장과 법무법인 태평양처럼 스타급 변호사를 좀 충원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주 대표는 누구를 염두에 두느냐는 질문에는 “노코멘트”라며 웃었다. 그러나 적어도 2~3명의 깜짝 놀랄 만한 변호사를 영입할 것이라는 게 주 대표의 목표라는 후문이다. ◇“소속변호사 부모에 직접 감사인사”= 주 대표는 신입 변호사들을 채용하기 위해, 이들 부모를 직접 만나 설득하기로 유명하다. 한 번은 집이 경남 진주인 신입변호사를 채용하면서, 직접 현지로 달려가 부모님께 정중히 인사하고는 “지성에 자제분을 보내주셔서 감사하다”는 뜻을 전한 것은 잘 알려진 일화다. 지성은 초임변호사를 사법연수원이나 군법부관 중에서 채용하기로도 정평이 나 있다. 전관 변호사는 아예 없다. 특히 주 대표는 자신이 사법연수원 노동법 교수로 있기 때문에, 수업중 평소에 탐나는 인재를 눈여겨 봐 뒀다가, 발탁하는 채용비법까지 살짝 공개했다. 중견변호사 중에는 스스로 지성을 노크하는 경우가 많다. 주 대표는 “대형 로펌에서 인사적체 때문에 지성의 사무실 문을 두드리는 경우가 많다”며 “능력 있는 분은 언제든지 채용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옆에 있던 강성 변호사는 “지성으로 정말 오고 싶어하고 지성에서 최선을 다해서 성장해보고 싶다는 인재를 위주로 뽑는 게 전통”이라며 “동시에 어떤 인재가 어떤 능력을 가장 최대화 할 수 있을까 고려하고, 파트너들과 팀들이 함께 튜닝과정을 통해 고르기 때문에 실패한 경우는 거의 없었다”고 강조했다. ◇“준비서면은 미술품과도 같다”= 주 대표를 만났을 때 그는 상(喪)중이었다. 어머니를 여윈 것이다. 주 대표는 어려서 아버지를 일찍 여위어 어머니에 대해 각별한 정을 쏟아온 지라 상심은 더욱 컸다. 주 대표는 “하느님이 소원하나 들어주시겠다고 하면 아버지, 어머니를 하루만 더 살게 해 달라고 하고 싶다”며 “아버지가 좋아하는 곱창 먹고 목욕탕 가서 등의 때도 좀 밀어드리고, 어머니와는 여행을 한번 다녀오고 싶다”고 눈시울을 붉혔다. 하지만 이내 로펌 이야기로 돌아와서 의욕을 내비쳤다. “일부 로펌만 빼놓고는 도제제도를 제대로 못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예를 들어 이조백자나 고려청자의 대가 끊어진 것 처럼, 로펌도 문제점을 느껴야 한다. 자기 자식 같으면 다 전수해줘야 하는 거 아닌가. 그래서 나는 사법연수원에서도 아주 독하게 가르치고 있고, 후배 변호사들에게 모든 걸 쏟고 있다.” 한 예로 주 대표는 후배 변호사들에게 준비서면을 작성하는 것부터 엄격하게 훈련시킨다고 한다. 주 대표는 “준비서면은 변호사의 얼굴이고 미술품 같은 것”이라며 “고객이나 판사, 검사가 읽어볼 때 서면도 예쁘고 읽기 좋게 하는 것, 이런 게 서비스의 기본 아니겠습니까”라고 활짝 웃었다. 주 대표의 정열과 패기, 그리고 숨길 수 없는 노련함이 국내 로펌의 판도를 바꿀 날이 머지 않았다는 생각이 강하게 전해 왔다. ■ 법무법인 지성은금융·M&A·노동분야 두각… 창립 5년만에 10위권 도약 법무법인 지성(志誠)은 단기간에 급성장해 법조계에서 화제가 되고 있는 로펌이다. 금융과 M&A, 노동 분야에서 괄목한 성과를 보이며 5년이라는 짧은 기간에 일약 10위권 로펌으로 도약해 타 로펌들을 긴장시키고 있다. 지난 2003년 3월 출범해 해마다 2배 가까이 변호사 수가 늘었다. 지성의 강점은 구성원 대부분이 30~40대인 젊은 로펌이란 점이다. 젊음과 열정으로 고객을 대하면서 이미 사법연수원생들 사이에서도 가고 싶은 로펌 1순위로 손꼽히고 있다. 전관(前官)이 한명도 없지만 오히려 젊은 조직이라 그만큼 발전 속도가 기대된다. 지성은 특화된 전문분야를 가진 것으로 정평이 나 있다. 주완 대표변호사를 수장으로 한 노동분야는 팀원 하나하나가 국내 일인자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최근에는 중국 로펌에서도 국내 노동시장 업무를 파악하기 위해 지성을 찾았고, 제휴를 희망하고 있다. 증권과 M&A 분야의 강성 대표도 알아주는 스타급 변호사다. 그 밖에 부동산과 환경 분야도 빼놓을 수 없는 지성의 강점이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지성 재직시 닦아 놓은 환경쪽 분야는 업계 최고 실력을 인정 받고 있다. 지성은 올해 새로운 도약을 꿈꾸고 있다. 아직 구체적인 성과가 드러나지 않았지만 조만간 업계가 놀랄만한 소식이 밝혀질 것이라고 한다. 주완 대표변호사와 함께 지성을 이끌고 있는 강성 대표변호사는 "올해 지성을 지켜봐 주십시오"라고 말하며, 또 다른 변화를 예고했다. ● 약 력 ▦ 1959년 서울 출생 ▦ 1978년 동국대사범대학부속고 졸업 ▦ 1983년 서울대 법학과 졸업, 사시 25회 합격 ▦ 1986년 육군 군법무관 ▦ 1989년 변호사 개업, ㈜대우 상임변호사 ▦ 1995년 회명합동법률사무소 변호사 ▦ 1997년 노동부 고용보험심사위원회 위원 및 자문변호사 ▦ 1997년 중앙노동위원회 심판담당 공익위원 겸 자문변호사 ▦ 1998년 노동부 규제심사위원회 위원 ▦ 2000년 교육부 자문변호사 ▦ 2001년10월~현재 법무부 사시 문제은행 심사위원 ▦ 2003년1월~현재 노동부 산재보험 심사위원회 위원 ▦ 2004년8월~현재 법무법인 지성 대표변호사 ▦ 2005년8월~현재 한국노총 자문변호사 입력시간 : 2008/01/16 16: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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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홍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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