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정부가 11일 1조달러 규모의 유로존(유로화 사용 16개국) 재정안정 메커니즘을 실행에 옮기기 위한 법안을 승인했다. 유럽연합(EU) 내 최대 경제국인 독일이 발 빠르게 절차를 밟아나감에 따라 나머지 회원국들도 영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독일은 이날 각의에서 독일이 부담하게 되는 최소 1,230억유로(약 1,570억달러), 최대 1,500억유로 규모의 자금지원에 관한 법안을 채택했다. 여야는 이 법안을 놓고 논의를 벌인 뒤 다음주 의회에 상정할 예정이며 의회 표결은 오는 6월4일 이후에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그리스를 지원할지 여부를 두고 신중한 자세를 보였지만 지난 2일 EU재무장관회의에서 1,100억유로를 그리스에 지원하기로 합의한 후 ‘위기 해결사’로서 전면에 나섰다.
메르켈 정부는 9일 실시된 노르트라인베스트팔렌주 상원의원 선거에서 패배하면서 상원에서 과반 의석을 상실, 정책추진이 어려워질 것이라는 예상이 있었지만 이처럼 신속하게 구제기금 조성에 나섬에 따라 시장의 우려가 불식될지 주목된다.
한편 독일 국민의 절반 이상은 독일이 위험에 처한 그리스를 지원하는 데 대해 찬성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포르사리서치가 독일 국민 1,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52%가 그리스 지원 정책을 지지했다. 또 63%가 단일 통화를 사용하는 것에 긍지를 느낀다고 대답, 유로존 결속에 강한 의지를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