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경제] 대구市-경제계 갈등 갈수록 악화상의회장 선거사고 文시장·蔡회장 마찰 대북경협등 이견 심각…기업인들 피해
대구상공회의소 회장선거를 둘러싼 대구시와 경제계와의 갈등이 심각하다.
대북경협사업이나 영남종금 영업정지 등 지역경제의 굵직한 현안에 대해서는 전혀 한목소리를 내지 못하고 있는데다 경기전망 등 각종 경제현안 조사에서도 상반된 입장을 보여 대구 경제의 방향감각을 잃게하고 있다.
특히 일부 기업인들은 이같은 양측의 갈등에 따른 불이익을 피하기 위해 선출된 경제단체 자리를 사퇴하거나 포기의사를 공공연히 밝히고 있는 등 양측의 갈등이 「지역경제 죽이기」로 치닫고 있다.
문희갑(文喜甲)시장과 채병하(蔡炳河)대구상의회장과의 개인적인 마찰에서 시작된 대구시와 대구상의와 갈등은 지난 4월에 실시된 17대 대구상의회장선거에서 결정적인 결과를 초래했다.
대구시가 내심 지원한 후보가 낙선한데다 文시장과 갈등을 빚은 蔡회장이 당초 불출마선언 약속을 번복하고 출마해 당선되자 감정의 골은 한계를 넘어섰다.
특히 시는 蔡회장의 당선을 인정하지 않았을뿐만아니라 지역경제의 핵심인 밀라노프로젝트추진위원회에도 대구상의를 제외시킨 것은 물론 유니버시아드유치위원회 등 지역의 힘을 결집시키기 위한 각종 사업에도 대구상의를 파트너로 인정하지 않고 있다.
이때문에 지역 경제계는 각종 현안을 두고 제각각 목소리를 내고 있다. 하반기 경기전망을 두고 대구상의는 「부정적 입장」을 보인반면 대구시는 「계속 좋아진다」는 상반된 보고서를 동시에 발표해 기업들의 방향감각을 잃게하고 있다.
또 대북경협을 두고서도 각 경제주체마다 수요조사를 실시하는 등 제각각 움직이고 있어도 전혀 조정되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특히 文시장과 蔡회장의 갈등이 골을 더해가면서 지역 기업인들이 엉뚱한 피해를 보고 있다. L씨의 경우 대구상의 부회장으로 임명되자 아예 상공의원을 사퇴해 버렸고 蔡회장과 가까운 몇몇 기업인들은 기업경영에 피해를 우려해 공공연히 상의와 단절을 주장하는 등 눈치보기에 급급하다.
경제계 한인사는 『IMF환란으로 빈껍데기만 남은 지역경제를 살릴 생각은 않고 두사람의 감정싸움이 도를 넘어서고 있다』며 『더늦기 전에 적절한 타협책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김태일기자TIKIM@SED.CO.KR
입력시간 2000/06/21 2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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