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예술단체장 인사 놓고 유인촌 장관 '갈팡질팡'

김민 예술의전당 사장 내정 철회 "교체없다더니…하루만에 말바꿔"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예술의전당 사장 인선 등 산하 예술단체장의 인사 문제를 놓고 기존 입장을 뒤집는 등 갈팡질팡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는 10일 예술의 전당 사장에 김민 전 서울대 교수를 내정한 것을 철회하고 원점에서 추천 절차를 다시 밟기로 했다고 밝혔다. 유 장관은 전날인 9일 제주 해피치호텔 아트페스티벌에서 본지와의 단독 인터뷰를 통해 “공연단체들의 반발이 납득되지 않는다”며 “새로 인사추천위를 구성할 경우 단체장 공백기간이 한달 이상 지연될 수 있다”며 인선 내용을 바꾸지 않겠다고 말했다. 문화부 관계자는 “예술의 전당 사장 추천과정에서 후보 4명 중 3명이 사퇴해 새 정부에서 추진하고 있는 추천제의 취지를 제대로 살리기 어려웠다”며 “추천위원회를 다시 구성해 이달 안에 인선을 마무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 다른 문화부 관계자는 “유 장관은 이번 추천 과정이 이명박 정부가 모토로 내건 투명한 공모 방침에 어긋난다는 안팎의 지적을 받아들이신 것 같다”며 “어제 밤 제주도에서 돌아온 후 언론 보도 등 여론이 좋지 않다고 판단, 인선 재추진을 지시한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이렇듯 유 장관이 예술단체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강행의사를 밝힌 지 하루가 채 지나기 전에 기존 입장을 번복한 배경에는 최근의 정치적 상황을 고려한 것으로 풀이된다. 재추천을 발표한 이날은 청와대에 이어 한승수 총리 등 내각이 일괄사의를 표명하는 등 민심수습을 위한 국정쇄신 구상이 논의됐기 때문. 게다가 미 쇠고기 수입 재협상을 위한 촛불집회가 확산되는 등 여론이 급속도로 악화된 마당에 예술단체들과 산하단체 인사문제로 마찰을 빚어봐야 좋을 게 없다는 판단을 내린 것이다. 문화부는 예술의전당 사장과 함께 내정됐던 국립오페라단장과 국립합창단장 내정자에 대해서는 아직 입장을 정하지 못했다. 하지만 이들에 대한 반대운동도 거세게 일고 있어 유 장관이 인사를 강행하기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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