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에버랜드 증여' 삼성비서실 관여 정황 포착

현명관 삼성물산 회장 소환방침…피고발인 자격 조사

서울중앙지검 금융조사부는 15일 `에버랜드 전환사채(CB) 편법 증여' 사건과 관련, 1996년 당시 삼성그룹 비서실이 이건희 회장의장남 재용씨 4남매의 CB인수대금 납입 과정에 직ㆍ간접적으로 관여한 정황을 잡고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검찰은 지난달 중순 착수된 이재용씨 남매의 계좌추적에서 삼성 비서실 직원 등이 이들 남매를 대리해서 CB 인수대금을 에버랜드에 납입했음을 의심케 할 만한 정황 등을 포착했다. 인수대금 입금 전표상에는 4남매가 본인 명의로 자금을 입금한 것으로 나타나있으나 1996년 당시 이재용씨는 일본 유학 중이었고, 나머지 동생 3명은 10대 후반에서 20대 중반 사이의 나이였던 점에 비춰 삼성 비서실 등에서 이들을 대리해줬을가능성이 크다는 게 검찰의 판단이다. 이에 따라 검찰은 당시 삼성 비서실 이사로 근무했던 김모 삼성 계열사 부사장등 실무자들을 최근 잇따라 불러 이재용씨 4남매의 CB 인수를 위한 그룹 차원의 공모가 있었는지 등을 집중적으로 조사하고 있다. 검찰은 이들 실무자에 대한 조사가 일단락되는 이번 주 중반 이후부터는 당시에버랜드 이사였던 피고발인들을 소환조사할 계획이다. 검찰이 소환 조사를 검토하고 있는 대상 중에는 당시 비서실장이었던 현명관 삼성물산 회장도 포함돼 있다. 당시 에버랜드 감사를 맡고 있었던 현명관 회장은 이건희 회장 등 주주들과 함께 법학교수 43명에 의해 특경가법상 배임 등 혐의로 검찰에 고발이 돼 있는 상태이다. 현 회장은 1994년 2월부터 1997년 3월까지 에버랜드 감사를 지냈으며, 그 후임은 이학수 삼성 구조조정본부 부회장(1997.3∼2000.3)이었다. 곽노현 방송통신대 교수(현 국가인권위원회 사무총장) 등 법학교수 43명은 2000년 6월 이건희 회장과 에버랜드 주주 및 감사 등 33명을 특경가법상 배임 등 혐의로검찰에 고발했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