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제품을 수입하는 미주지역 바이어들의 오더 축소 움직임은 미국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 여파가 실물경제 후퇴로 이어지고 그 타격이 우리 수출에도 본격화되기 시작했음을 말해준다. 서울경제와 KOTRA가 주요국 바이어 동향을 조사한 결과 미국ㆍ멕시코 등 미주지역의 경우 섬유ㆍ화학제품의 주문이 10~20% 줄어들었으며 건축자재와 전자제품도 감소세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자동차부품과 기계류 등은 아직 큰 변화가 없지만 바이어들이 경기상황에 따라 주문을 줄이겠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한다. 이는 서브프라임 부실과 주택가격 하락으로 소비가 위축되면서 재고가 증가하고 있는 데 따른 현상으로 우리 수출전선에 적신호가 켜진 셈이다.
지난해 우리 교역조건지수는 사상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 지수는 수출물량 한단위로 수입할 수 있는 물량인데 수출대금으로 수입해올 수 있는 물량이 그만큼 적어졌음을 말한다. 실속 없는 수출을 한 것이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수출물량이 지속적으로 증가한 것이다. 교역여건 악화의 가장 큰 원인은 원유를 비롯한 국제원자재 가격 상승이다. 지난달 우리나라 수입물가는 전년동기 대비 21%나 올라 9년3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원자재가 상승은 무역수지 악화를 불러 두달 연속 적자를 냈다. 지금 상황을 보면 교역여건 개선은 당분간 기대하기 어렵다. 원유가는 배럴당 마침내 100달러를 넘어섰다. 철광석과 유연탄ㆍ곡물 값 상승세 또한 현기증이 날 정도다. 게다가 가격 상승세가 쉽게 꺾일 것 같지도 않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배적인 전망이다. 이런 판에 수출물량까지 줄어든다면 우리 수출은 질적ㆍ양적인 면에서 모두 문제가 생긴다는 것을 의미한다. 내수가 좀체 살아나지 않는 상황에서 수출마저 흔들린다면 우리 경제는 더 어려워 질 것이 뻔하다.
수출위축을 막기 위한 노력이 시급하다. 해외자원 개발 확대 및 자원외교 강화로 원자재의 안정적 조달과 원가부담 완화, 수출시장 개척, 생산성 향상 및 기술개발을 통한 제품경쟁력 강화 노력에 박차를 가해 수출전선의 파고를 넘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