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을 전기로 바꾸는 '熱電성능' 대폭 향상<br>삼성전자 종기원 '인듐셀레나이드'<br>세계적 과학잡지 '네이처'에 게재
| 삼성전자종합기술원이 개발한 최고효율 열전 소재 인듐셀레나이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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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상목 전문연구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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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을 전기로 바꾸는 열전(熱電) 성능을 획기적으로 향상시킨 신소재가 국내에서 개발됐다.
17일 삼성전자종합기술원은 화석연료나 전기에너지가 소모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폐열을 전기로 바꿀 때 에너지 변환효율을 기존 7%에서 12%로 향상시킨 신소재 인듐셀레나이드(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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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x)를 개발했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 결과는 세계적인 과학잡지 네이처(Nature)지 본판(6월18일자)과 온라인에 ‘파이얼스 왜곡을 통한 높은 열전 성능 재료’라는 제목으로 게재된다.
연구에는 삼성전자종합기술원에서 이상목 전문연구원과 이종수ㆍ이규형ㆍ조은석ㆍ김상일ㆍ이은성 전문이 참여했고 권영성 성균관대 교수와 심지훈 포항공대 교수가 각각 결정 성장, 이론 계산 분야에 참여했다. 미국의 가브리엘 코틀리어 러트거스대 교수는 이론 해석에 참여했다.
◇세계 최초 상용화 가능=기존에도 열전 소재가 없는 것은 아니었다. 하지만 전환효율이 6~7%에 그쳤다. 기술원은 전환효율을 12%로 높여 사실상 세계 최초로 상용화가 가능한 열전 물질을 내놓은 것이다.
열에너지 100을 투입했을 때 10 정도의 전력이 나오면 전환효율을 10%라고 본다. 업계에서는 적어도 이 정도 수준은 돼야 상업화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판단한다.
기존 고효율 열 소재는 대부분 박막 또는 나노와이어로 돼 있어 열전을 위한 온도 차 유지가 어려웠다. 인듐셀레나이드는 열을 전기로 변화시키는 능력인 열기전력이 크고 열전도도는 낮아 발열부와 냉각부의 온도 차를 크게 할 수 있어 열전 성능이 우수하다. 연구팀은 금속전자의 움직임을 제한하면 금속이 반도체로 변하면서 금속 격자가 뒤틀리고 이로 인해 열전도도가 낮아져 열전 성능이 높아지는 원리를 바탕으로 신소재를 개발했다.
삼성전자의 한 관계자는 “30~40년 동안 진행됐지만 별다른 진척이 없던 열전 성능 개선 연구에서 획기적인 결과물”이라며 “기존 소재의 180%의 효율을 지니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인듐셀레나이드는 두 가지 단순한 원소로 구성된 화합물이어서 제조 공정이 간단해져 생산비용이 절감된다. 또 금속재료 성분이어서 내구성도 10~15년까지 연장됐다.
◇차량ㆍ발전소 등 응용 분야 무궁무진=폐열을 활용한 발전이 가장 적용되기 쉬운 분야는 자동차산업이다. 자동차는 60% 이상의 에너지가 열로 방출되면서 그대로 버려진다. 이에 따라 GM과 BMW 등 세계적인 자동차업체들은 머플러에 열전재료를 장착해 전력을 재생산하는 등의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특히 인듐셀레나이드는 자동차 엔진에서 버려지는 온도인 섭씨 400~500도 온도에서 가장 효율이 좋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자동차용으로 먼저 상업화될 가능성이 높다. 또 지열과 태양열을 활용한 자연에너지 발전과 사람의 체온을 활용한 휴대폰 등 독립 전원기기 개발도 앞당길 것으로 전망된다. 이 장치가 노트북 등 열이 많이 발생하는 전자제품으로 확대되면 삼성전자의 사업에도 적잖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 밖에 기술의 발전에 따라 소각로ㆍ전기로 발전, 항공우주용 핵발전, 체내 의료용 전원, 군사용 독립 전원기기 등 열이 발생하는 모든 분야에서 활용될 수 있다.
이번 연구는 삼성전자가 재료 설계 및 주요 실험과 이론 연구를 주도했다는 점에서 쾌거로 기록될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전자종합기술원은 지난 2006년 이 주제를 처음 연구과제로 검토했으며 지난해 정식 채택해 이번에 결실을 얻었다.
이상목 전문연구원은 “종합기술원 주도로 수십년간 해결되지 않은 기술 관련 논문을 작성한 것은 의미가 깊다”며 “컴퓨터 CPU를 비롯, 열이 많이 발생하는 제품에 적용할 수 있는지 상용화 실험을 진행 중이며 이번 원리를 기반으로 신물질을 지속 개발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