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고급 철강재 시장서 한-일업체 '한판 승부'

한국과 일본의 철강업체들이 최근 자동차 및 가전용의 고급 강재를 증산하기 위해 잇단 설비 증설에 나서면서 고급 철강재 시장에서의 한판 승부가 예고되고 있다. 양국 업체들은 중국 철강산업의 급성장으로 인해 앞으로 철근이나 형강 등을 비롯한 일반 철강재 부문에서는 경쟁력이 없다고 보고 최신 기술을 바탕으로 가격이 높고 품질이 우수한 고급강재의 비중을 높여나갈 방침이다. 14일 철강업계에 따르면 일본 JFE스틸은 효율 저하로 올 3월 가동을 중단할 예정이었던 자동차용 전기아연도금강판(EGI)과 용융아연도금강판(CGL) 생산라인을 계속 가동하면서 당초 예정보다 생산량을 늘려나가고 있다. 신닛테츠(新日鐵)도 앞으로 400억엔을 설비 증설에 투자해 생산능력을 내년에 약 200만t 늘리기로 했다. 스미토모(住友)금속은 460억엔을 들여 건설한 고로(高爐)를 최근 가동하고 기존생산라인을 개량해 자동차와 조선용 고급강재의 생산능력을 확대해가고 있다. 고베(神戶)제강은 자동차 부품용 고급 특수강의 생산을 확대하기 위해 향후 2개제철소에 590억엔을 투자해 생산설비 보수작업에 들어갈 예정이다. 일본 철강업체들의 이같은 고급강재 증산 움직임은 중국의 고급강재 수요가 늘고 있는 데다 일본 내에서도 최근 경기가 회복세를 보이면서 조선용 후판이나 자동차 및 가전용 고급강재의 수요가 증가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국내 철강업계도 고부가가치 강판제품에 승부를 걸고 관련 제품의 생산량 확대에 주력하고 있다. 포스코는 올해 자동차용 도금강판을 전문으로 생산하는 연 45만t 규모의 제5 CGL과 연 40만t 규모의 제6 CGL을 착공했다. 이 2개 라인이 완공되면 포스코의 아연도금강판 생산 능력은 현재 120만t에서 200만t으로 늘어나게 된다. 포스코는 자동차 강판의 세계 시장점유율을 현재 4%에서 오는 2007년까지 9%로 높일 계획이며, 자동차 강판을 포함한 4대 전략제품의 비중도 현재 11.7%에서 20.6%로 높여 나가는 등 고부가가치 제품분야에 치중한다는 방침이다. 동부제강은 아산만공장에 연 27만t 규모의 제4 CGL 증설공사를 진행하는 한편 내년 1월부터는 220억원을 투자해 EGI 생산라인의 건설공사에 착수할 예정이다. 유니온스틸은 지난달 중국 장쑤(江蘇)성 장인(江陰)시에 연 55만t 생산규모의 표면처리강판 전문공장을 준공한 데 이어 내년 초까지 현지 합작법인의 냉연제품 생산능력을 현재의 2배인 100만t으로 확대하는 증설공사를 완료할 방침이다. 현대하이스코도 맞춤용접재단(TWB) 생산라인을 현재 8개에서 올해 말까지 10개로 확대한 뒤 향후 3개를 추가 설치해 나가기로 했으며, 첨단 자동차강판 생산공법인 `하이드로포밍(Hydro-forming)'라인도 오는 2008년까지 6개로 확대하기로 했다. 이같은 철강업계의 변화는 중국내 철강산업이 단순 저급제품을 중심으로 급성장하고 있는 점을 감안, 향후 경쟁력 확보와 수출시장 선점을 위해서는 고도의 기술을요하는 고급제품을 생산하는 것이 살길이라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포스코경영연구소의 박현성 수석연구위원은 "철강재 생산의 방향은 앞으로 고급재 위주로 갈 수밖에 없다"면서 "국내업체와 일본업체간 경쟁은 지금도 치열한 상황이고 앞으로 더욱 치열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김지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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