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전문가들의 견해와는 달리 이라크전이 미 경기 부양에 큰 효과가 없을 것으로 아시안월스트리트저널(AWSJ)이 4일 보도했다.
저널은 1,000억달러에 달할 전비와 이라크 복구 사업에 투자되는 돈이 미 경제에 도움을 줄 것이라는 판단은 잘못됐다면서 이 같이 전했다. 연 100조달러 규모인 미 경제 규모로 봤을 때 이 정도의 금액은 `새 발의 피` 수준이라는 것. 또 전쟁비용 지출 증가에 따른 혜택도 보잉 등 일부 기업에 국한될 것으로 이 신문은 전했다.
저널은 이와 함께 군수 산업이 과거와 달리 여타 산업부문의 성장을 촉진하거나 새로운 부가가치를 만들어내는 이른바 산업유발효과도 적다고 지적했다. 실제 과거에는 전시에 개발된 신 기술이 전후 민간에 이양되면서 천문학적인 부가가치를 만들어내는 동력 역할을 했다. 제트 엔진을 단 항공기 역시 2차세계대전 당시 군사적 목적으로 만들어 졌으나 이후 민수용으로 전환되면서 세계경제에 상당히 기여했다.
저널은 현재 대부분의 군수 업체들이 다른 산업부문에서 이미 상용화한 첨단 기술을 응용해 적용하기에 급급한 상황이라면서 새로운 부가가치를 만들어내기는 힘들 것이라고 분석했다.
반면 전쟁에 따른 마이너스 효과는 이미 크게 나타나고 있다고 저널은 지적했다. 그 대표적인 예가 소비자의 신뢰도 감소. 실제 미국의 소비자 신뢰지수는 전쟁에 대한 불안감으로 지난해 3월 이후 지속적인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기업 역시 이라크 사태로 자본투자를 연기하고 있으며, 기업의 투자 연기는 미국과 세계경기의 탄력성을 심각하게 저해하고 있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또 주식시장 역시 이라크 사태에 따른 파장으로 약세를 이어가고 있다.
결국 이라크전은 미국이 승리하더라도 일부 군수업체와 석유메이저를 빼고는 반사 이익을 거두기 어려운 것으로 신문은 분석했다.
<장순욱기자 swchang@sed.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