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민간 분양원가도 공개] 분야별 발언 요지

28일 ‘MBC 100분 토론’에 출연한 노무현 대통령은 밝았다. 얼굴은 조금 수척해졌지만 표정이 환했으며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전시작전통제권 이양 ▦참여정부 부동산정책 ▦국가 비전 2030 등 다양한 현안에 대해 막힘 없이, 그리고 숨김없이 풀어나갔다. 노 대통령은 부동산 정책에 대해 “아직 결판이 다 나지 않았다”고 밝힌 뒤 “원가공개 문제는 국민들이 공개하는 게 좋겠다고 하니 거역할 수 없는 흐름이라고 본다”며 변화된 시각을 드러냈다. 또 전작권 이양의 당위성을 강조하며 “지난 89년, 90년, 94년에 다 하던 건데 저에 대한 애정이나 신뢰가 낮아져 정책 신뢰도가 낮은 것”이라며 아쉬움을 표했다. 노 대통령은 특히 전작권, 한미 FTA 문제 등과 관련해 야당과 국회 등을 전례 없이 높은 강도로 비판했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FTA는 나를 지지했던 많은 사람들이 예측하지 못했던 주제다. 적어도 2003년부터 정부 차원에서 준비했다. 이해득실을 따지고 이익집단 이해 분야에서 따져볼 만한 자료는 충분히 제공하고 있다. (졸속추진 비판과 관련) 국회도 시간이 없다고 생각했으면 진작 특위를 만들지 않았겠느냐. 이따금 한번씩 열어 논쟁할 뿐이다. 협상에서 어느 것을 양보하고 받을지 결정을 못해 손익계산은 할 수 없지만 손해가지 않도록 하겠다. 최선을 다해 살 의향이 있지만 결국 가격이 안 맞으면 못 사는 것 아니냐. 협상하면서 ‘가격 안 맞으면 안 산다’는 말만 하면 안 된다. 최대한 전략적 사고로 협상을 하고 자신이 있으면 결정할 것이다. ‘FTA 그거 왜 하냐’고 자꾸 질문하는데 18개 국가가 미국과 FTA를 체결했고 25개 국가가 이번에 체결 의사 표시를 했다가 그 중 한 두세 개 결정되는 와중에 한국이 채택된 것이다. 그들이 왜 미국과 FTA를 하려고 하겠는가. ◇부동산정책 부동산정책은 아직 결판이 다 나지 않았다. 지금의 부동산정책은 이전의 정책과 분명히 다르다. 앞으로 부동산 사는 사람은 절대로 성공 못한다. (후분양제를 앞당기는 것과 관련) 이를 검토하는 계기는 되겠지만 전체 부동산 공급시장을 한꺼번에 교란시키는 급작스러운 정책변경은 신중하게 관리해나갈 것이다. 분위기에 따라 정책이 이리저리 왔다갔다하는 일은 없도록 신중하게 관리하겠다. 분양원가공개제를 지금은 반대할 수 없다. 전부 원가연동제로 묶어버리면 융통성 있는 공익사업을 할 수 없고 모두 국민의 세금으로 부담해야 해 ‘좀 더 신중하자’고 했는데 국민들이 공개하는 게 좋겠다고 하니 거역할 수 없는 흐름이라고 본다. 다만 시장을 강력하게 통제하면 일반 민간업자들은 사업을 안 할 수도 있으니 주택공사나 토지공사 같은 공공 부문이 집중적으로 투자할 수 있게 하는 정부의 계획이 있다. 자금은 금융시장에서 동원해 공공 부문 사업을 하고 이자를 못 따라가는 차액은 정부가 부담하는 쪽으로 계획을 잡고 있다. 민간 부문의 원가공개도 가급적이면 많이 되는 쪽으로 하겠다. ◇국가 비전 2030 GDP 대비 28%를 사회 복지ㆍ서비스 분야에 지출하는 스웨덴과 8.6% 지출하는 우리나라와 비교하는 것 자체가 한심하고 불가능하다. ‘2030을 왜 지금 내놓느냐’고 하지만, 미래 대책인데 대통령이 내놓아야지 누가 내놓겠나. 이것을 그저 나눠주는 복지로 생각하기 쉬운데 사람의 노동의욕과 능력을 유지하고 향상시켜나가는 것이다. 성장전략에서도 사회 투자라는 것은 핵심인데, 2030이 이런 새로운 성장전략 관점에서도 아주 중요한 것이라는 점을 한번 잘 이해해달라. 2030은 미래 비전이라기보다 미래 대책이라고 말해야 좋을 만한 소박한 비전이다. ◇한미 정상회담·전작권 문제 공식회담에서 대북 추가제재 유예 요청이나 방코델타아시아(BDA)은행 조사 조기 종결에 대한 문제제기는 없었다. 다만 그것 때문에 6자 회담이 중단돼 있으니 좀 빨리 마쳐졌으면 하는 희망이 있다. ‘공동의 포괄적 접근방안’이라는 단어는 짧지만 의미는 상당히 크다고 생각한다. 북한도 내용을 알고 있지만, 적극적으로 부정적 견해를 표명하지는 않았다. 북한에는 미국 순방에 나서기 전 (포괄적 방안을) 제시했다. (한나라당 의원 방미와 관련) 의원외교가 국가 외교를 돕는 방향으로 가야지 판을 깨는 방향으로 자꾸 가는 것은 의원외교의 한계를 넘는 것이다. 헌법상 대통령에게 맡겨져 있고, 시쳇말로 판을 깨는 방향으로 가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전작권 문제와 (북의) 핵 실험 상황은 별개 문제다. 전작권은 한국이 가져야 하는 것으로 그럴 만한 능력이 있기에 전환하려는 것이다. 한미 관계는 미국의 대통령, 책임 있는 장관들이 문제 없다고 하면 그렇게 가는 거다. 애국과 안보를 누가 독점하려 해서는 안 되고 과거 독재에 찬성했던 사람들만 애국한다고 생각하는 오만이야말로 한국 장래에 도움이 안 된다. 주한미군의 안전보장도 한미 상호방위조약에 의해 보장되는 것이지 전작권과의 교환 조건이 아니다. ◇정계개편 이 부분은 제가 좌우할 수 없는 영역 중 말을 하지 않는 게 전체적으로 도움이 되는 영역이라 판단한다. 정책을 달리하는 사람도 연합할 수 있고 타협할 수 있으면 같이 할 수 있는데 전혀 다른 사람은 따로 하는 게 원칙이다. 정책이 전혀 다른 사람들이 한 당에서 정부를 반대하는 데는 어떻게 그리 손을 잘 맞추는지 납득할 수 없다. 무조건 정치적 이해관계, 승리ㆍ패배에 매몰돼 당을 만들고 깨고 하는 것은 안 했으면 좋겠다. 선거용 정당을 만드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 ☞100분 토론 전문은 서울경제 홈페이지(www.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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