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래소 상장기업의 자사주 소각이 급증하면서 올들어 자사주 소각을 완료하거나 소각 예정인 규모가 벌써 4조원에 육박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20일 증권거래소에 따르면 올들어 이 달 17일까지 자사주 소각을 완료하거나 진행중인 종목은 25개 종목 28건으로 금액은 3조7,375억원, 주식수는 1억4,888만주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상장기업들이 주가 안정 수단으로 선택하는 자사주 소각은 지난 2000년 처음 도입 당시에는 3건 1,627억원에 불과했으나 2001년에는 14건 5,633억원, 2002년에는19건 2조6,182억원으로 매년 급증세를 보이고 있다.
이에 따라 2000년 이후 자사주 소각 규모는 총 64건 7조817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종목별로는 삼성전자가 지난 17일 1조원 규모의 자사주 소각을 공시함에 따라 지난 3월 9,110억원을 포함, 총 소각 규모가 1조9,110억원에 달했다. KT도 지난 4월 1,379억원에 이어 17일 3,000억원의 자사주 소각을 추가 공시, 소각 규모가 4,379억원으로 늘어났다.
자사주 소각 종목의 올해 주가 상승률(17일 종가 기준)은 평균 32.27%로, 종합주가지수 상승률 20.87%를 11.40% 포인트 상회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종목별 상승폭은 지난 10일 720억원의 자사주 소각을 공시한 한진해운이 164.23% 올라 최고 상승률을 기록한 가운데 성신양회 124.34%, 대림산업 113.19%, 현대모비스 75.43%, 동양제철화학 60.24% 등의 순서다.
그러나 조광피혁(-16.95%), 금강고려화학(-16.14%), SK텔레콤(-11.56%) 등 일부종목은 자사주 소각에도 불구, 연초보다 주가가 하락했다.
<김상용기자 kimi@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