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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경화 "다시 무대 오르는 것만도 기적"
입력2010.04.27 21:09:55
수정
2010.04.27 21:09:55
"감사하는 마음으로 연주할 것"<br>손가락 부상 5년만에 복귀 바이올리니스트 정경화<br>내달4일 필하모니아와 협연, 지금은 구체적 계획 없지만 정트리오 콘서트 기회 생길것
| 한국이 낳은 세계적인 바이올리니스트 정경화가 27일 서울 메리어트 호텔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부상을 딛고 5년 만에복귀한 정경화는 다음달 4일 예술의 전당에서 필하모니아 오케스트라와 브람스의 바이올린협주곡, 베토벤 '교향곡 4번', '코리올란' 서곡을 협연한다 /사진제공=빈체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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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년간 연주를 하지 못한 게 오히려 예술인으로서 성장하는 기회가 됐어요. 무대에 다시 설 수 있는 것만으로 기적이라고 생각해요. 깊이 감사하는 마음으로 연주할 생각입니다.”
한국이 낳은 세계적인 바이올리니스트 정경화(62ㆍ사진)씨는 27일 서울 반포 메리어트호텔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원하는 만큼 만족스러운 공연이 될지는 모르겠지만 관객을 위해 최선을 다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그녀는 지난 2005년 9월 왼손 손가락 부상으로 연주활동을 잠정 중단한 상태였다. 팬들은 그의 복귀 무대를 오랫동안 기다려왔고 드디어 내달 4일 예술의전당에서 블라디미르 아슈케나지가 지휘하는 영국 명문 교향악단 필하모니아와 협연으로 연주 활동을 재개한다.
정씨는 “무엇보다 아티스트로서 아슈케나지를 무척 좋아하는데 협연하게 돼 너무 영광스럽다”며 “언제나 그렇듯 이번이 마지막 연주라는 생각으로 무대에 오를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손가락 상태는 이제 완전히 완쾌돼 육체적으로 연주하는데는 전혀 문제가 없다”며 “제 연주에 대해서는 관객들께서 직접 들어보시고 판단을 하시면 될 것”이라고 전했다.
정씨는 지난 5년 동안 연주를 중단하고 미국 줄리아드 음악원에서 후진 양성에만 힘써왔다. 그녀는 “연주적인 테크닉도 중요하지만 아티스트로서의 심리적인 측면에 중점을 두고 아이들을 가르쳐 왔다”며 “음악 그 자체보다는 내가 무대 위에 섰던 경험담을 많이 들려주려고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오랜만에 가족들을 만난 것에 대한 기쁨도 감추지 않았다. 정씨는 “연주를 하러 한국에 온 가장 큰 이유는 어머니를 뵙기 위한 것이었다”며 “명화 언니와 동생 명훈이 등 서로 오랫동안 떨어져 지냈기 때문에 가족들이 많이 그리웠다”고 말했다.
형제들과 ‘정 트리오’로 다시 활동할 계획이 있냐는 질문에는 “지금 현재로서는 구체적으로 결정된 게 없다”면서도 “앞으로 기회가 되면 서로 시간을 맞춰서 트리오로 콘서트를 진행할 기회가 반드시 생길 것으로 기대한다”고 답했다. 국내 신진 아티스트에 대한 칭찬도 빼놓지 않았다. 정씨는 “피아니스트 김선욱과 바이올리니스트 김수연 등 재주가 많은 재원들이 나오고 있다”며 “특히 그 중에서도 이유라 양은 정말로 칭찬하고 싶은 연주자”라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뛰어난 실력을 지닌 연주자들이 배출되고 있지만 경제적으로 지원을 받지 못해 더 크게 성장하지 못하고 있다”며 “사회적으로 여건이 되는 사람들이 후원을 하는 문화가 정착됐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정씨는 브람스의 콘체르토를 레퍼토리로 정한 이유에 대해 “5년 전 공연하려고 했는데 손을 다쳐서 포기한 연주 곡이 브람스였다”며 “게다가 브람스는 바이올린 레퍼토리 중 가장 완벽한 콘체르토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선택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런던 심포니, 런던 필, 로열 필, BBC 심포니와 함께 런던의 5대 오케스트라 중 하나로 꼽히는 필하모니아 오케스트라는 내달 3일과 4일, 예술의전당에서 15년 만에 내한 연주를 갖는다. 첫날 협연자로는 피아니스트 김선욱이 슈만 피아노 협주곡으로, 둘째 날에는 정경화씨가 브람스 바이올린 협주곡으로 무대에 선다. (02)599-5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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