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헌재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이 9일 열린우리당 강연에서 밝힌 ‘내년 경제전망과 정책운용방향’을 보면 정부도 4% 안팎의 저성장을 사실상 인정했음을 발견할 수 있다.
정부마저 비관론으로 돌아선 게 아니냐는 관측마저 나온다. 내수증가가 수출증가 둔화폭을 만회하기 힘들고 설비투자는 IT경기 둔화로 높은 증가세를 보이지 못할 것이라고 밝혔다. 건설투자도 본격적인 위축세를 보일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이 부총리가 최근 잠재성장률을 4.7~5.2%로 잡은 점을 감안하면 3%대까지 떨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 부총리는 이를 만회, 5% 성장을 위한 다섯 갈래의 처방을 제시했다. 예산확대와 세제를 통한 내수경기 회복지원, 금융정책 완화기조(콜금리 인하 등)를 유지하는 등 거시경제정책 기조를 ‘적극적’으로 운용하겠다는 것. 종합투자계획은 ▦건설수요(임대주택 확충 등) ▦디지털 뉴딜(청년 인터넷 일자리 창출) ▦소비확대정책(대부 장학금사업 등) 등으로 나눠 추진할 계획이다.
서민생활 안정을 위해서는 신용불량자등록제 폐지 외에 동절기 중 정부 양곡할인공급방안을 제시했고 내년 4월까지 차상위층 실태조사를 통해 기초생활보장제도를 바꾸기로 했다. 장애수당 지급 대상자도 올해 14만명에서 내년에는 28만명으로 두배 늘린다. 또 72개 공기업에 대해 매년 3% 이상 청년고용을 권고하기로 했다.
한편 이 부총리는 강연에서 각종 갈등설과 관련, “사공이 많아 배가 산으로 간다는 옛말은 화합과 조율의 가치가 무시되던 시대 정신일 뿐”이라고 일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