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폭로전 '점입가경'
박용오 前회장측 "대주주 대출이자 회삿돈 대납"경영권위해 협력업체에 주식매입 강요고려산업 합병때 부당이익취득 의혹도분식회계 고백후 '후폭풍' 더욱 거세져
김현수 기자 hskim@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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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그룹이 두산산업개발의 분식회계 고백 후 거센 후폭풍에 시달리고 있다.
특히 최대주주에 대한 편법 자금지원, 고려산업개발과 합병에 따른 부당이득 취득 등의 의혹이 잇따라 폭로돼 두산그룹이 ‘진흙탕 경영’의 대명사처럼 비춰지며 박용성 회장측을 곤혹스럽게 하고 있다.
10일 박용오 전 회장 측은 99년 두산산업개발의 유상증자 당시 박용성 회장을 비롯한 대주주가 증자가 참여하며 받은 은행대출금 이자 138억원을 회사가 5년간 비자금을 조성해 대신 납부했다고 폭로했다. 또 경영권 방어ㆍ유지를 위해 임직원은 물론 협력업체들에게도 공사하청 등을 미끼로 주식매입을 강요했다고 밝혔다.
두산그룹측은 이에 대해 “당시 부채비율 200%를 맞추지 않으면 퇴출당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었고 이에 대주주들이 은행대출을 받아 증자에 참여했다”며 “어려운 여건에서 증자에 참여한 대주주에 대한 보상차원이지만 오해의 소지가 있어 박 전회장이 지난 5일 두아들인 경원ㆍ중원씨의 이자를 제외하고 115억원을 갚았다”고 밝혔다.
하지만 문제는 박 회장을 비롯한 대주주들이 회사의 돈을 사용했음에도 99년 증자이후 5년간 단 한차례도 문제제기를 하지 않았다는 점. 게다가 두산산업개발의 재무제표 상에도 이자지급 비용이 어떤 항목으로 지출됐는지 명확하게 나타나지 않아 비자금 조성 의혹을 강하게 사고 있다. 두산그룹 관계자는 “대여금으로 알고 있지만 정확한 지출내역은 알 수 없다”고 말했다. 두산산업개발의 회계감사를 맡고 있는 한영회계법인 담당자도 이에 대해 “사안에 대해 답변할 입장이 아니다”며 답변을 회피했다.
이자대납뿐만 아니라 지난해 두산건설과 고려산업개발의 합병으로 대주주들이 부당이득을 취했다는 의혹도 불거지고 있다. 증권업계에서는 지난해 4월 두산건설과 고려산업개발의 합병당시 분식회계로 두산건설의 재무제표를 조작, 합병비율을 대주주에게 유리하게 결정했다는 지적을 하고 있다. 실제 이번 분식회계 고백으로 고려산업개발과 합병당시 두산건설은 자본금(2,400억원)보다 많은 2,797억원이 과다계상된만큼 합병비율 자체가 잘못됐다는 것이다. 여기다 적자임에도 분식회계를 통해 95년, 96년, 98년 세차례에 걸쳐 53억원의 배당금을 지급했다. 배당금 가운데 절반 가량은 박씨 일가와 두산계열사의 주머니로 들어갔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이였淪?“검찰 수사를 예의주시하며 오는 16일 제출되는 반기보고서를 검토해 사실확인 작업을 거쳐 제재를 가할 방침”이라며 “이자대납, 분식이후 배당 등은 담당 회계법인에도 문제의 소지가 있다”고 말했다.
입력시간 : 2005/08/10 18:56